노동계 "1만2000원" vs 경영계 "동결"…최저임금 인상 폭 논의 본격화

최임위, 도급제·업종별 표결 후 인상폭 협상으로 전선 변경
노동계 16.3% 인상 요구…경영계는 지불능력 한계 앞세워 동결 관측

지난 22일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앞을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 뉴스1 최지환 기자

(세종=뉴스1) 심서현 기자 = 도급제 근로자 별도 적용과 업종별 차등 적용 방안이 모두 부결되면서 내년도 최저임금 논의가 인상률을 둘러싼 협상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에도 전 업종 단일 최저임금 체계를 유지한 채 본격적인 인상 폭 논의에 착수한다.

노동계는 시급 1만2000원(16.3% 인상)을 요구한 반면 경영계는 동결 카드를 꺼낼 것으로 전망돼 노사 간 입장차는 출발부터 큰 상태다. 법정 심의 시한을 앞두고 올해도 치열한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최임위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제8차 전원회의를 열고 2027년도 적용 최저임금 수준 논의를 이어간다.

앞서 최임위는 도급제 근로자 최저임금 별도 적용 여부와 업종별 구분 적용 여부를 차례로 표결에 부쳤으나 모두 부결됐다.

도급제 근로자에 대한 별도 최저임금 적용 논의에 이어 음식·숙박업 등 일부 업종에 다른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방안까지 무산되면서, 내년에도 모든 업종에 단일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현행 체계가 유지된다.

노동계 "저임금 노동자 생계 부담 커져"…시급 1만 2000원 제시

최임위 논의의 초점은 최저임금 수준 결정으로 옮겨가게 됐다.

노동계는 지난 15일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공동 요구안으로 시급 1만 2000원을 제시했다. 올해 최저임금 1만 320원보다 1680원 높은 수준으로, 인상률은 16.3%다. 월 환산액은 209시간 기준 250만 8000원이다.

노동계는 물가 상승과 실질임금 보전, 저임금 노동자의 생계 부담 등을 고려하면 최저임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올해 최저임금이 처음으로 1만 원을 넘었지만, 고물가와 생활비 부담을 고려하면 저임금 노동자의 생계 안정에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지난 1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2027년도 최저임금위원회 7차 전원회의에 참석한 사용자위원들이 손팻말을 들고 발언을 듣고 있다. 2026.6.18 ⓒ 뉴스1 김기남 기자
경영계 "최저임금 이미 높은 수준"…동결 제시 유력

반면 경영계는 소상공인과 영세·중소기업의 지불 능력이 이미 한계에 이르렀다며 인상 억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아직 공식 최초 요구안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최근 심의 흐름을 고려하면 올해도 동결을 요구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경총은 지난 21일 발표한 '주요 통계로 본 2027년 적용 최저임금 조정요인 분석' 자료에서 "우리나라는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연환산 최저임금 등 최저임금 수준이 국제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경총은 우리나라의 세후 최저임금 연 환산액이 주요 7개국(G7) 평균보다 17.9% 높고,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도 60%를 넘는다고 분석했다. 반면 우리나라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2024년 기준 55.2달러로 G7 평균 80.2달러의 68.8% 수준에 그친다고 밝혔다.

최저임금 수용성이 떨어졌다는 점도 강조했다. 경총은 2025년 최저임금 미만율이 12.4%로 2001년 4.3%의 약 3배 수준으로 높아졌고, 숙박·음식점업의 최저임금 미만율은 31.6%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최저임금 미만율은 법정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받는 근로자의 비율을 뜻한다.

노사 간 최초 요구안의 간극이 큰 만큼 올해 최저임금 심의도 막판까지 진통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통상 최임위는 노사 양측의 최초 요구안을 받은 뒤 여러 차례 수정안을 제출받으며 격차를 좁히는 방식으로 심의를 진행한다.

전문가들은 노동계가 두 자릿수 인상률을 제시한 반면 경영계는 동결 또는 최소 인상을 주장할 가능성이 커 올해도 법정 심의 시한 안에 합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저임금 법정 심의 시한은 6월 말까지지만, 시한 내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심의가 7월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반복돼 왔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모두를 위한 최저임금 운동본부는 지난 15일 2027년 적용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시급 1만2000원을 제시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1만320원)보다 16.3% 인상된 수준으로, 월 환산액은 250만8000원(월 209시간 기준)이다.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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