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서 뒤집힌 산재 판단 늘었다…공단 행정소송 패소율 23%

업무상 질병 소송 3919건…패소 사유 절반은 "법령 해석 차이"

건설산재 유가족들이 지난해 건설의 날 기념식이 열린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하ⓒ 뉴스1 김진환 기자

(세종=뉴스1) 심서현 기자 = 근로복지공단의 산재 관련 행정처분 취소소송 패소율이 지난해 23%로 최근 6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법령 해석을 둘러싼 법원과 공단 간 판단 차이가 주요 패소 사유로 나타났다.

9일 노동계 등에 따르면 근로복지공단의 '2025년도 소송상황 분석 보고서'상 지난해 공단의 행정소송 패소율은 23%인 것으로 확인됐다.

공단의 행정소송 패소율은 2020년 13.1%를 기록한 뒤 2023년까지 13%대를 유지했다. 이후 2024년 18.7%로 전년 대비 5.1%포인트(p) 오른 데 이어 지난해 23%로 다시 4.3%p 상승했다.

지난해 공단 행정소송 5332건 중 산재보험 급여 관련 사건은 5149건으로 전체의 96.6%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업무상 질병 관련 소송은 3919건으로 전체 행정소송의 73.5%였다.

업무상 질병 관련 소송에는 진폐증, 척추·근골격계 질환, 뇌혈관·심장질환, 소음성 난청 등이 포함됐다.

패소 사유별로는 '법령 해석의 견해 차이'가 50.2%로 가장 많았다. 이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1항의 '상당인과관계' 판단 등을 두고 공단과 법원의 해석이 달랐다는 의미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는 법원의 의학적 신체감정 결과가 공단 판단보다 높게 인정되는 등 '사실관계 및 증거 판단의 견해 차이'가 주된 패소 사유였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법령 해석 차이에 따른 패소 비중이 절반을 넘었다.

공단 관계자는 "행정소송과 패소율 증가는 산재보험 적용 범위 확대와 업무관련성 판단이 복잡한 업무상질병 신청 증가에 따른 측면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공단은 행정기관으로 법령 고시 등에 따라 의학적 인과관계에 초점을 맞춰 업무관련성을 판단하고 있으나 법원은 산재보험의 사회보험적 성격에 주목해 규범적 종합적으로 인과관계를 판단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공단이 1심 패소 뒤 제기한 상소에서 원심이 취소되는 비율도 낮아졌다. 산재 불승인 결정을 취소하고 업무상 재해를 인정한 1심 판결이 상급심에서 뒤집힌 비율은 2020~2023년 20%대를 유지했으나, 2024년 11.9%로 낮아진 뒤 지난해 6%까지 떨어졌다.

공단은 산재 인정 기준과 업무처리 기준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공단은 올해 1월 상소 제기 기준도 개선해서 상소를 최소화하고 있다"며 "주요 패소사례를 분석해 산재 인정기준과 업무처리기준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4월 기준 상소제기율이 전년 대비 36%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seohyun.sh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