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 폭행·괴롭힘 잡는다…인권 취약 사업장 100곳 기획감독

신고 어려운 구조 개선…전담팀 신설·권리구제 확대
사업장 변경제도 개선 추진, 관계기관 공조 강화

지난달 28일 오전 광주교통공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주노동자에게 이름을 불러주세요' 캠페인에서 외국인 노동자의 이름과 국적기가 새겨진 안전모가 책상에 놓여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 뉴스1 박지현 기자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국내 이주노동자가 11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정부가 폭행·괴롭힘·부당대우 등 인권침해 예방과 권리구제를 위한 종합 대응체계 구축에 나선다. 익명 신고와 모니터링 시스템을 신설하고, 인권침해 우려 사업장에 대한 기획감독을 확대하는 한편 사업장 변경 제도 개선도 추진해 이주노동자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4일 고용노동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이주노동자 인권침해 방지대책'을 마련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은 △사전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선제적 감독 강화 △권리구제 확대 △현장 인식 개선 △제도 개선 등 5개 분야를 중심으로 추진된다.

정부는 우선 그동안 외부에 드러나기 어려웠던 인권침해 사례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한다. 이주노동자가 모국어로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익명 설문조사를 운영하고, 노동포털 내 '재직자 익명제보센터'에 '이주노동자 인권침해' 신고 항목도 신설한다.

또 현장 상황을 보다 신속하게 파악하기 위해 한국 생활과 노동환경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이주노동자를 중심으로 '외국인 인권리더' 제도를 새롭게 운영한다. 이들은 현장의 위험사례를 지방노동관서에 전달하는 가교 역할을 맡게 된다.

감독도 대폭 강화된다. 노동부는 현재 전국 150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정기감독과 별도로 이주노동자 밀집 지역과 인권침해 우려 사업장 100여개소를 대상으로 폭행·괴롭힘 특화 기획감독을 실시할 계획이다.

익명조사와 외국인 인권리더 활동 등을 통해 포착된 인권침해 사례는 즉시 점검·감독으로 연계하고 지방노동관서와 지방경찰청, 출입국외국인사무소 간 핫라인을 구축해 신속 대응 체계도 마련한다.

권리구제 체계도 강화된다. 노동부는 이주노동자 밀집지역 14개 지방노동관서에 전담팀을 신설해 감독과 조사 대응을 총괄하도록 했다. 피해 노동자와 가해자의 신속한 분리를 위해 쉼터 연계를 확대하고 공인노무사와 다국어 상담원이 참여하는 '신고·상담의 날'도 지속 운영할 예정이다.

사업주와 관리자를 대상으로 한 인식 개선 사업도 병행한다.

외국인 고용 취약사업장을 근로조건 자율개선사업 대상에 포함해 사업주 스스로 고용실태를 점검하도록 지원하고, 소통·갈등관리·인권보호 중심의 노무관리 컨설팅도 제공한다. 외국인 고용 사업주를 대상으로 권익보호 안내문도 정기 발송할 계획이다.

정부는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이주노동자가 부당한 대우나 위험한 근무환경에 놓였을 경우 보다 원활하게 사업장을 변경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나서고, 체류자격과 관계없이 취업·근로조건·산업안전 등을 통합 지원하는 시스템 구축도 검토하기로 했다.

권창준 노동부 차관은 "이주노동자는 우리와 함께 일하는 동료로서 이들의 권익 역시 국적과 관계없이 동일하게 존중받고 보호받아야 한다"면서 "그동안 이주노동자들이 다가가기 어려웠던 신고와 권리구제의 문턱을 낮추고, 현장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를 더 빠르게 포착해 대응하겠다"라고 밝혔다.

권 차관은 이어 "사전 모니터링부터 감독, 권리구제, 제도 개선까지 차질 없이 추진해 인권침해 사각지대가 없는, 모든 노동이 존중받는 현장을 만들어 가겠다"라고 밝혔다.

freshness41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