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삼성 성과급, 초과이익 재분배 논의 출발점…내달 1일 토론회"
"삼성 성공엔 국가·사회 기여도 존재…사회적 대화가 유일한 해법"
노동부, 다음주 긴급 토론회 개최…'한국형 사회연대 임금' 논의 본격화
- 나혜윤 기자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삼성전자 노사 성과급 협상을 "AI(인공지능)·반도체 시대 초과이익 재분배 논의의 출발점"으로 규정하며 "대기업 초과임금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분배할 것인지 한국형 사회연대 임금정책 가능성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단순한 기업 내 임금 갈등을 넘어 원·하청 격차와 산업 전환기 재분배 문제를 사회적 대화 테이블에 올려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드러낸 것이다. 특히 김 장관은 다음 주(1일) 노동부 주관 긴급 토론회를 열어 관련 논의를 본격화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김 장관은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단 차담회에서 삼성전자 노사 성과급 협상과 관련해 "지난 21일이 파업 예고한 날이었는데 ILO(국제노동기구) 면담 일정도 예정돼 있었다. (국제사회가 지켜보는 상황에서) 우리가 새로운 길을 만드는 사람이 된 것"이라며 "K-민주주의, 일터 민주주의가 확산돼야 비로소 완성 된다. K-노동으로 세계를 선도해야 하지만 쉬운 과제는 아니고 선례도 없지만, 우리가 길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삼성전자 협상을 단순한 임금 교섭이 아니라 AI·반도체 시대 초과이익 재분배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오늘날 삼성전자의 성공이 해당 노사의 헌신적 노력과 국가·지역 사회가 더해진 것 아닌가. 사회적 지원이 합쳐졌다면 재분배 역시 사회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솔루션은 사회적 대화"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다음 주 노동부가 주관하는 긴급 토론회를 열어 삼성전자 협상 관련 후속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그는 "가칭 '한국형 사회연대 임금정책 가능성 모색에 관한 긴급 토론회'를 열 계획"이라며 "해법은 어디에 있나, 사회적 대화밖에 없다. 그것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노란봉투법 영향론'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박했다. 김 장관은 "노란봉투법이 판을 키웠다는 지적이 있지만, 노란봉투법은 정규직 중심의 배타적 노동 운동이 아니라 최소한 기업 내 원하청이 함께 살자고 하는 교섭의 문을 여는 것"이라며 "노란봉투법의 대안으로 법안을 개정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선 동의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성과급 갈등의 본질에 대해서는 "오늘날 삼성 초기업노조 배경은 무엇인지를 진단해야 대책이 나온다"며 SK하이닉스와의 보상 격차, 경직된 연봉급 체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이번 교섭이 어려운 이유는 SK하이닉스 교섭을 보며 삼성전자 노동자들이 'SK도 하는데 왜 우린 못 해주나'라는 문제의식을 갖게 된 점이었다"고 설명했다.
노동부의 직접 개입 논란과 관련해서는 반도체 산업의 공공성을 강조했다. 김 장관은 "삼성전자는 사기업이지만 재화인 반도체는 공공재가 됐다. 반도체는 AI 시대에 사는 우리에게 공기와 같은 것이 돼버렸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정부가 마땅히 주요 사업장에 대해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가 성과급 분배 기준 자체를 제도적으로 정할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저는 (제도화)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노사가 사회적 대화를 통해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삼성전자 협상 결과에 대해서는 "나쁜 합의도 좋은 판결보다 낫다"는 표현을 쓰며 의미를 부여했다. 김 장관은 "대화로서 삼성전자 노사가 어떻게 보면 기술은 세계 제일이지만 오랫동안 무노조 경영을 해 왔다"면서 "사용자 측도 노사관계에 밝지 않고 노조도 신생이다. 어마어마한 초과 이윤 앞에 쉽지 않은 과제였는데 대화로써 해결한 것은 칭찬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취임 1년을 앞두고 산업재해와 임금체불 감소 성과도 언급했다. 그는 "지난 1분기에는 동년 대비 7.5% 산재 사망 사고율 감소고 중대재해처벌법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라며 "체불임금도 7.7%, 노동자 수는 16.1%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살려고 나가는 일터에서 죽거나 다치는 일 돈 떼이는 일이 없어야 한다. 이같은 성과가 있었던 것은 근로감독관 덕분"이라고 말했다.
정년연장과 '일하는 사람 기본법', 근로자 추정제 등 향후 입법 과제와 관련해서는 사회적 대화를 통한 접근을 재차 강조했다.
김 장관은 "노란봉투법 때도 비공개 간담회를 많이 하고, 삼성전자 때도 비공개로 많이 했다"면서 "(대화를) 해보니 공개적으로 하면 말을 하지 않더라. 비공개로 넥타이 풀고 계급장을 떼고 깊이 이야기하면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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