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교섭창구 '투트랙'…원·하청 노조 분리 원칙(종합)

노동부 메뉴얼 확정…사용자성 확대 속 교섭창구는 분리 운영
정부, 원청 부담 확대 인정…"불법 투쟁 대신 제도권 해결"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박수근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이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노조법 2·3조 현장 안착을 위한 공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2.27 ⓒ 뉴스1 임세영 기자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정부가 오는 3월 10일 시행되는 개정 노동조합법 2·3조(노란봉투법) 적용을 앞두고 원·하청 교섭을 분리 운영하는 '투트랙' 구조를 공식화했다. 원청 사용자 책임은 확대하되, 교섭 질서는 원청노조와 하청노조를 각각 별도의 교섭단위로 두는 방식으로 설계했다는 점이 이번 매뉴얼의 핵심이다.

고용노동부와 중앙노동위원회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노조법 2·3조 현장 안착을 위한 원·하청 교섭절차 매뉴얼'을 확정·발표했다.

개정 노조법은 사용자 정의(제2조 제2호)에 후단을 신설해, 근로계약 관계가 없더라도 하청노동자의 근로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하는 경우 원청에게 사용자 책임을 인정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원청은 직접고용 노동자와의 교섭 외에, 사용자성이 인정되는 하청노동자에 대해서도 교섭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하청은 '전체 단위' 단일화…원청은 기존 구조 유지

이번 매뉴얼은 원·하청 교섭을 구조적으로 분리하되, 하청노조들 간에는 '전체 하청노동자 단위'에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진행하도록 명시했다. 원청노조는 기존과 같이 별도의 교섭단위를 유지하고, 하청노조들만 하나의 집단으로 묶여 단일화 절차를 거친 뒤 원청과 교섭하는 구조다.

이는 원청노조와 하청노조를 하나의 교섭창구로 묶지 않겠다는 의미다.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 자체는 유지하되, 적용 단위를 '하청 노조끼리' 한정해 운용하는 방식이다.

김 장관은 "이른바 원청단위설, 하청단위설 다 나름의 논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저는 둘 다 가능하다고 보는 입장이고 다만 이 법의 취지를 더 살리려면 원청단위설이 타당하다고 본다. 따라서 사용자 입장에서 원청에는 권리와 의무가 더 늘어난 것이고 노동조합, 하청 노조에게는 권리가 하나 생성되는데 이 두 개가 원청단위설로 묶였을 때 현실적인 충돌이 있을 수 있다는 점 충분히 감안해서 합리적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도 "결국은 가장 사용자의 어려움도 회피해 주고 노동조합의 역할도 교섭(에 방점을 두는), 그래서 하청을 전체로 해서 묶는 것이 노조법 2지의 취지에 맞는 가장 적합하고 타당한 방안이라는 고민 속에 내린 결론"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교섭단위가 분리되면서 원·하청 공동교섭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제도적으로는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교섭은 노사자치가 제일 중요하다. 원·하청이 공동 교섭하겠다면 정부는 그보다 좋은 사례는 것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교섭단위 분리가 많이 됐지만 시행령은 분리 또는 통합이 두 개 다 있다. (공동교섭은) 가능하다. 대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도 "원·하청 노동조합이 같이 하면 그것은 항상 보장이 되어 있다. 문제는 원·하청이 같이 노동조합이 능력과 노력에 의해서 해결될 문제다. 제도에서 방해하거나 제재하는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사용자성 판단은 노동위가…"원청 부담 늘겠지만 제도권에서 해결"

매뉴얼은 교섭 요구 공고 단계에서 노동위원회가 원청의 사용자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절차를 안내했다. 사용자성 다툼으로 교섭이 지연되는 상황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박 위원장은 "3월 10일 이후에 노동조합에서 교섭을 요구하고 사용자가 원청이 공고를 하거나 안 하거나 이런 과정을 거쳐서 노동위원회에 들어오게 되면 4월 중순 내지 이후면 사건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면서 "소송이 가능하더라도 공정력에 의해서 노동위원회 결정이나 효력이 정지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원청 사용자 범위 확대에 따라 교섭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박 위원장은 "사실은 원청 사용자가 부담이 될 것"이라면서도 "우리 노동 현장의 악순환은 원청이 교섭 의무가 없다고 회피하고 하청 노동조합이나 조합원들이 교섭력을 확보를 못 해서 결국 불법 투쟁이나 거리 투쟁으로 나온 게 현실이다. 사용자도 불법 투쟁에 대한 그런 불확실성보다는 제도권에서 자기가 노력하게 되면 해결될 수 있기 때문에 결국 원청도 나쁘지는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개정 노동조합법의 시행은 단순히 개정 절차의 마무리가 아니라, 대화와 타협을 통한 진짜 성장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정부는 개정법의 시행 이후에도 원·하청 간 교섭질서 안착을 위해 노사와 함께 노력해 나감으로써 노사 상생과 격차 해소 등을 통해 진짜 성장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노조법 2·3조 현장 안착을 위한 고용노동부-중앙노동위원회 공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2.27 ⓒ 뉴스1 임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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