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지하수 없이 '빗물'을 농업용수로…농진청 기술, 행안부 장관상 수상

12일 오전 세종시 소정면에서 극심한 가뭄으로 농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 농부가 말라가는 논을 둘러보며 걱정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2022.6.12 ⓒ 뉴스1 김기남 기자
12일 오전 세종시 소정면에서 극심한 가뭄으로 농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 농부가 말라가는 논을 둘러보며 걱정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2022.6.12 ⓒ 뉴스1 김기남 기자

(세종=뉴스1) 김승준 기자 = 농촌진흥청은 마을 단위로 빗물을 모아 밭작물 관개용수로 활용하는 '무동력 통합 농업용수 공급 기술'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기후변화로 가뭄이 잦아지면서 농업용수 확보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특히 중산간·고지대는 지하수 관정 개발과 전력 공급에 제약이 있어 농업용수 확보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반도에서도 가뭄 문제로 지난해에는 강릉에서 제한 급수가 이뤄지고, 올해에는 남부 지방에서 가뭄 경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이번에 개발한 '무동력 통합 농업용수 공급 기술'은 별도 동력원 없이 빗물을 모아 저장하고 필요할 때 밭에 공급하도록 설계됐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비가 내릴 때 땅에 스며들지 못하고 지표면을 따라 흘러가 버리는 빗물(강우 유출수)을 그대로 흘려보내지 않고 농업용수로 이용할 수 있다.

이번 시스템은 '집수-전처리-저장-이송' 네 단계로 이뤄진다. 먼저 지표면을 흐르는 빗물을 집수장치에 모으고, 원심력을 이용한 장치(하이드로 사이클론)로 흙과 이물질을 걸러낸다.

이후 걸러진 물은 주 물탱크에 저장되며, 탱크가 가득 차 넘치는 물은 다음 물탱크로 넘어가 마을 단위로 필요한 용량까지 확보할 수 있다.

이렇게 저장한 물은 낮은 곳은 높이차를 이용해 물을 흘려보내고, 높은 곳은 수격펌프를 이용해 최대 12m 높이까지 무동력으로 보낼 수 있다.

연구진이 기후·지형 여건이 다른 2곳(전북특별자치도 장수, 경남 합천)에서 2023년 4월부터 2025년 11월까지 현장 실증한 결과, 하루 평균 물 부족량은 최대 57% 감소했다.

이 기술은 지하수 관정 개발이 어렵고, 전력 공급도 원활하지 않은 중산간·고지대 지역에서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농촌 현장에서 가뭄에 대응할 수 있는 실용적인 기술이라는 점을 인정받아 연구진은 2일 행정안전부 '대한민국 재난 안전 연구개발 대상'에서 장관상을 받았다.

김병갑 밭농업기계과장은 "전기도, 끌어다 쓸 물줄기도 없는 농촌 현장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이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이라며 "기후 위기 시대에 밭작물 가뭄 피해를 줄이는 실질적 대안으로 확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seungjun24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