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취약한 '농촌 노인'…'물·휴식' 농작업 온열질환 대비 철저히

고온에 고령 농민 사망…폭염 중대 경보 발령시 농작업 중단해야
농진청, 간부급 공무원 나서서 온열질환 대응…"농민 보호 총력"

처서가 지나도 폭염의 기세가 계속된 지난해 8월 경북 경산시 대정동 한 배추밭에서 농민들이 뙤약볕 아래 허리를 굽혀 밭일을 하고 있다.ⓒ 뉴스1 공정식 기자

(세종=뉴스1) 김승준 기자 = 폭염 절정기인 7월 말 8월 초가 되기도 전부터 일부 지역에서 최고기온 39.9도(℃)를 기록하는 등, 무더위가 심해지며 폭염에 취약한 농촌의 온열질환 위험도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농작업 중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이 의심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18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현재 지역별로 간부급 공무원을 필두로 '농업인 온열질환 예방 요원'을 파견하는 등 대응 태세를 높이고 있다.

농촌은 대표적인 폭염 취약 지역으로 꼽힌다. 고령 농업인은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지고, 논밭·비닐하우스 같은 고온 환경에서 장시간 일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름철 폭염·집중호우 속에서도 재해 예방과 작물 생육 관리를 위해 작업 시기를 쉽게 미룰 수 없는 농작업 구조도 취약성을 키운다.

농진청 관계자는 "장마철 높은 습도와 무더위의 영향으로 온열질환이 발생하기 쉬워, 야외 및 시설 농작업 시 충분한 수분 보충과 체온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며 "올해 신설된 폭염 중대 경보 발령 시에는 야외나 비닐하우스 등 고온 환경에서는 농작업을 중지하고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폭염중대경보시 농작업 중단해야…물·휴식 꼭 챙기세요

실제 지난 11일과 12일 각각 충북의 한 주택 텃밭에서 80대 노인과 충남의 한 비닐하우스에서 80대 노인이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은 농작업 중 온열질환으로 추정되고 있다.

농진청 관계자는 "어르신들은 과거 여름철 농작업을 해온 경험, 노화에 따라 온도 변화 감지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체감과 달리 실제 체온은 높아 온열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진청에 따르면 여름철에는 농작업 전부터 온열질환 예방 조치를 철저히 해야 한다. 당일 날씨와 체감온도 정보를 미리 확인하고, 농작업 중 마실 수 있는 시원한 물을 준비해야 한다. 또 챙이 넓은 모자와 밝은색의 헐렁한 작업복을 입고, 휴대용 선풍기나 보랭 장비(얼음주머니, 냉각 목밴드)도 갖추면 도움이 된다.

기온이 높은 시점인 정오부터 오후 5시의 작업은 되도록 피하도록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 특히 체감온도 38℃ 이상이나 기온 39℃가 예상될 시 발령되는 '폭염중대경보'가 나오면, 농작업을 중지해야 한다.

농작업 중에는 갈증이 나지 않아도 15~20분마다 시원한 물을 마시고 주기적으로 시원한 그늘에서 휴식 시간을 가져야 한다. 농작업 중 발열, 두통, 어지러움, 매스꺼움, 피로감 등 온열질환 증상이 나타나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만일 현기증, 어지러움, 경련 및 피로감 등 열탈진이나 체온 40℃ 이상, 의식 혼란 및 기절 등 열사병 증상이 보이면 119에 신고하고,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시원한 물이나 얼음으로 체온을 낮추며, 환자 상태를 살펴야 한다. 다만 환자의 의식이 없을 때는 수분 섭취를 시키면 안 된다.

농촌진흥청 농작업 온열질환 예방가이드 (농촌진흥청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7.17 /뉴스1
농진청, 간부급 공무원 나서서 온열질환 현장 대응…"농민 보호 총력"

농정당국은 폭염기 온열질환 대응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우선 농진청은 국장급 이상 간부 공무원 10명을 '지역담당관'으로 배정해 온열질환 예방계획 수립 여부, 비상 대응체계 운영, 온열질환 예방 휴대전화 문자·마을 방송, 관내 농업인 대상 안전 수칙 홍보 및 교육 추진 현황 등을 관리하도록 했다.

농진청 관계자는 "간부급 공무원들도 나서 현장에서 예방 키트 보급, 예방 캠페인, 현장 순찰 등을 하고 있다"며 "(이런 활동으로) 현장에서도 온열질환 문제의 심각성을 더 인지하게 되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농진청은 폭염기 전에 농업인 단체 소속 선도농업인을 중심으로 1149명을 선발했다. 온열질환 예방 수칙, 안전 행동 요령, 응급처치 실습 등 현장 실무 중심의 교육을 진행했다.

온열질환 예방 요원은 담당 지역 농작업 현장과 마을회관·경로당 등을 방문해 여름철 농작업 안전 수칙과 폭염 단계별 행동 요령, 온열질환 발생 시 응급처치 방법 등을 안내하고 있다.

이승돈 농촌진흥청장은 16일 전국 9개 도 농업기술원장 등과 업무 협의회를 개최해 "여름철 온열질환 예방 요원 활동 등 농업인 안전 현장 활동을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집중호우 피해, 병해충 발생 등 당면 현안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며 "응급 상황 발생 시 신속한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대응체계를 점검해 달라"고 강조했다.

seungjun24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