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개혁 2막 연다, 7~8월 발표…중앙회 권한↓, 경제사업 경쟁력↑

농협감사위 신설, 중앙회장 직선제 등 1차 개혁안 입법 드라이브
2차안 핵심은 조합원 '주권 강화'…이용자 중심 지배구조 구축

농협중앙회 전경. (농협 제공)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정부가 농협 개혁 2차 로드맵 마련에 착수했다. 1차 개혁안이 감사체계 독립과 선거제도 개선 등 투명성·통제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2차 개혁안은 조합원 권한 확대와 경제사업 경쟁력 강화, 지배구조 개편 등 보다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방점을 두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차 개혁안 입법이 마무리되는 오는 7~8월쯤 2차 개혁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농협개혁추진단은 전날(15일) 농식품부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이런 내용의 '농협 개혁 관련 농협법 개정' 추진 과정을 소개했다.

추진단에 따르면 현재 농식품부는 경제사업 활성화, 조합·조합원 제도, 농협 지배구조 등 3개 분과를 중심으로 개혁 과제를 논의 중이다.

2차 개혁안, 조합원 '주권 강화' 지배구조 개편

2차 개혁안의 기본 방향은 '농협을 농민의 품으로 돌려준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조합원 주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하고, 농업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우선 조합·조합원 제도 분야에서는 조합원 실익을 높이고 조합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이 검토된다. 경제사업 활성화와 조합 운영 합리화, 조합 규모화 등을 통한 건전성 강화, 여성·청년농 및 은퇴 조합원 우대 방안 등이 논의 대상이다.

경제사업 분야에서는 지역·품목 중심의 산지 조직화와 판매조직 광역화를 통해 농산물 판매 역량을 높이는 방안이 추진된다. 도시농협의 신용사업 수익을 활용해 농산물 판매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지배구조 분야에서는 중앙회 권한 분산과 경제지주 운영체계 개편 등이 논의된다. 중앙회에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고 이용자 중심의 지배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강호동 농협 회장이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일대에서 열린 농협 자율성 수호 농민 결의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4.21 ⓒ 뉴스1 최지환 기자
농협감사위 신설, 중앙회장 직선제 도입…1차 핵심은 농협 내부 견제·투명성↑

이 같은 2차 개혁은 앞서 추진 중인 1차 개혁안과 맞물려 추진된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1차 개혁안의 핵심은 견제·감독 기능 강화다. 가장 큰 변화는 중앙회 내부 조직이었던 조합감사위원회와 감사위원회를 분리해 독립 법인 형태의 '농협감사위원회'를 신설하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중앙회와 지주, 자회사, 조합까지 감사 사각지대 없이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하지만, 농협 측은 별도 조직 운영에 따른 비용 증가와 중앙회의 고유 권한 침해를 우려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현재 감사조직 규모 수준인 연간 500억 원 안팎에서 운영이 가능하도록 설계하겠다는 입장이다.

중앙회장 선출방식을 조합장 간선제에서 187만 조합원이 참여하는 직선제로 바꾸는 방안도 논란거리다. 농협은 수백억 원의 선거비용 발생을 우려하지만 정부는 동시조합장 선거와 함께 치를 경우 200억 원대 수준으로 관리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금품선거 근절을 위해 처벌 수위를 높이고 공소시효를 6개월에서 3년으로 연장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또 조합원들의 경영 감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회계장부와 주요 경영정보 공개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도 담겼다. 정보공개 청구 요건을 현행 100인 이상 동의에서 20인 이상 수준으로 완화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지만, 농협은 행정부담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인사추천위원회에 농식품부 추천 인사를 참여시키는 방안 역시 쟁점이다. 정부는 공적 감시 기능과 투명성 확보 차원이라고 설명하지만, 농협 측은 관치와 낙하산 인사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추진단은 정부검토안의 입법화를 위해 국회를 최대한 설득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원승연 추진단 공동단장(교수)은 논란이 있는 '농협감사위원회 독립'과 관련해 "민주화 이후 우리 사회는 각 기관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확대해 왔다“면서 "자율성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책임성과 투명성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책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조직 운영이 투명해야 하고, 내부 견제와 균형 기능이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며 "그런데 이런 기본적인 것이 최근 문제가 되는 선거관리위원회나 농협에서는 위반되고, 사회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농협이 감사기구 독립에 반대하는 것은 최근 사회 전반에서 요구되는 책임성과 투명성 강화 흐름에 부합하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감사위원회 독립은 이러한 원칙에 따른 가장 기본적인 제도"라며 제도 개선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원 단장은 '감사위원회 신설에 따른 비용 증가' 우려에 대해서도 "과도하게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금융감독원 재직 당시 경험에 비춰보면 감독·검사 업무는 상당한 규모의 인력과 예산이 투입되는 영역"임은 인정했다.

하지만 "농협 감사 업무는 각 조합의 사업 구조가 유사해 표준화된 방식으로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고, 일부 영역은 금융당국과의 협업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현재 제시되는 1400억~1500억 원 수준의 비용 추계는 실제 감사 업무의 특성을 고려할 때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비용 산정이 부풀려졌거나 기존 감사 조직이 비효율적으로 운영돼 왔을 가능성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uni12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