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심의 고소함, 안심의 담백함…유전자가 만든 차이

농진청, 한우 등심·안심 맛 차이 '유전자 차원' 규명
한우 부위별로 다르게 작동하는 유전자 7종 분석

20일 서울 중구 봉래동 롯데마트 서울역점을 찾은 고객들이 1등급 한우 암소 고기를 구입하고 있다. 2023.7.2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세종=뉴스1) 김승준 기자 = 농촌진흥청은 한우 고기 부위 중 등심과 안심의 맛을 가르는 유전자 7종을 새롭게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팀은 한우 등심과 안심 조직을 비교해 각 부위에서 어떤 유전자가 활발히 작동하는지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등심에서는 374개, 안심에서는 206개의 유전자가 상대적으로 많이 발현됐다. 특히 등심에서는 근섬유 생성과 지방 합성 관련 유전자가 활발히 작용해 근내지방(마블링) 형성과의 연관 가능성을 확인했다. 근육 발달과 지방 축적이 동시에 강화되면서 등심 특유의 부드럽고 고소한 풍미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안심에서는 근육 발달과 에너지 대사 관련 유전자 발현이 높게 나타났다. 안심은 다른 근육에 비해 활동량이 적어 조직이 부드럽고 지방 함량이 낮은데, 이러한 조직 특성이 유전자 발현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연구진은 두 부위를 구분 짓는 대표 유전자 10종씩 총 20종을 우선 선발하고, 정량분석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실제 근육 조직에서 차이를 재검증한 결과, 부위별 특이 유전자 7종을 최종 선발했다.

이 연구는 등심과 안심의 육질 차이를 유전적·생화학적으로 설명해 한우 부위별 특성 이해와 맞춤형 품질 관리 기술 개발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이번 성과는 국제학술지 '애니멀 바이오테크놀로지'(Animal Biotechnology)에 게재됐다.

류재규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동물바이오유전체과장은 "한우 고기의 부위별 육질 특성을 분자 수준에서 밝힌 의미 있는 연구"라며 "앞으로 육질 예측에 활용할 수 있는 유전자 표지(마커)를 지속해서 발굴하고, 이를 한우 육질 평가와 품질 관리 기술 고도화에 적용해, 육질 향상과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라고 말했다.

seungjun24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