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농산물' 세계시장은 급성장…국내는 인증에 발목
지난해 시장 규모 5.4% 줄어…규제 많아 농가 외면
- 박기락 기자
(세종=뉴스1) 박기락 기자 =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고속 성장하는 글로벌 친환경농산물 시장과 달리, 국내는 까다로운 인증 절차와 기술개발 미비로 그 규모가 매년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2019 국내외 친환경농산물 생산 및 소비 실태와 향후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친환경농산물 시장규모는 전년대비 5.4% 줄어든 1조2868억원으로 집계됐다. 친환경농산물 인증실적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 무농약농산물 인증면적이 수년간 감소하면서 전체 생산량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친환경농산물 인증면적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0.6%의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에도 전년대비 1.9% 감소한 7만8000ha에 머무르며 친환경농산물의 출하량도 9.2% 감소한 45만톤 수준에 그쳤다.
이와 다르게 글로벌 친환경(유기농)농산물 시장은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농경원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글로벌 유기농경지 면적은 전년대비 약 20% 증가한 6980만ha로 집계됐다. 축산물 강국인 호주를 비롯해 중국 등이 경작지를 대폭 늘린 영향이다.
같은해 글로벌 유기농 식품과 음료의 시장규모도 970억달러로 전년대비 8% 증가했다. 최근 20년간의 추세를 볼때 시장 성장세를 생산면적의 증가 속도가 따라잡지 못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하지만 국내 친환경농산물 시장은 생산량 감소와 함께 규모가 줄고 있는 추세다. 특히 2013년부터 2016년까지 평균 70점을 유지했던 신뢰도 조사(농식품 국가인증제도 신뢰도)에서 지난해 최근 5년간 최하 점수인 54.5를 기록하는 등 소비자 신뢰마저 잃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친환경농산물의 시장 확대를 위해 생산과 소비 두가지 측면에서 제도적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농가들이 친환경농업을 이어나가는데 복잡한 인증절차를 장애요인으로 보고 있는 만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농경원은 보고서를 통해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EU보다 국내 친환경농산물 인증규정이 더 복잡하다고 지적했다. △토양의 유해성분 검사 △배지의 유해성분 검사 △용수의 수질 검사, 토양 검정 등의 검사를 국내에서만 시행하고 있으며, 결과 중심의 인증으로 검사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돼 농가들의 친환경농업 확대에 애로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생산기술 측면에서 잡초와 병해충관리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농가가 많은터라 품목별 생산모델 개발도 절실한 상황이다.
수요 측면에서는 소비자의 신뢰도 제고에 이은 수요처 발굴이 가장 필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소비자들이 일반농산물과 비교해 몇 배나 더 비싼 친환경농산물 믿고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학교급식을 넘어 군인, 임산부 등에 이르기까지 수요처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정부는 인증기준을 강화하고 새로운 수요처 발굴을 위한 제도를 내년부터 추진하기로 했다. 최근 10년 동안 3회 이상 또는 고의·중대 과실로 농약 잔류허용기준을 초과해 인증이 취소된 사업자의인증신청을 5년간 제한하고 임산부에게 매월 두 차례씩 친환경 농산물을 공급하기 위해 90억6000만원의 예산도 배정했다.
농경원 관계자는 "친환경농산물 소비 확대를 위해 인증제도 개선, 가격인하, 새로운 수요처 발굴, 수출 모색 등이 요구된다"며 "특히 새로운 수요처 발굴을 위해 공공급식, 기관 및 기업 급식 등 신시장을 개척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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