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 정책 철회' 北 요구에 美가 시그널 보내…핵보유 인정은 아냐"

고위 당국자 "트럼프, 北 대화 조건에 응답한 것…한국 '패싱'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6.08.19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 유화 메시지가 북한이 북미 대화의 조건으로 내건 '핵보유국 지위 인정'과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에 대한 '시그널'이라는 해석이 21일 제기됐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연합연습 축소 지시와 관련해 "한반도의 답답한 적대적 상황을 풀어보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은 지금 평양에서 이야기하는 두 가지 조건에 대한 정확한 응답"이라면서 이같이 설명했다.

이 고위 당국자에 따르면 북한의 '두 가지 조건'은 핵보유국 지위 인정과 대북제재 등 '적대시 정책' 철회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 2월 제9차 노동당 대회에서 미국이 북한의 '헌법상 지위'를 존중하고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한다면 미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취지로 밝힌 바 있다. 북한은 헌법에 핵보유를 명시하면서 자신들의 전략적 지위가 핵보유국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북미 대화 과정에서 한국이 배제될 수 있다는 '패싱' 우려에 대해서는 "북미 대화가 선행되지 않으면 현상 변화가 어렵다고 판단해 '페이스메이커'를 자임한 것"이라며 "오늘도 북핵 능력은 증강하고 있고, 북미 대화를 통해서 한반도의 불안정한 정전 체제를 전환하는 여정이 시작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는 이러한 고위 당국자의 상황 평가가 곧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거나 핵무장을 용인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부연했다. 북한의 핵 개발을 우선 중단하고, 이후 평화체제 전환 과정에서 비핵화 논의를 이어나가겠다는 취지다.

이 고위 당국자는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는 북핵의 '우선 중단'"이라며 "달리는 자동차를 멈추고 후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평화 체제가 100% 완성되는 과정에는 긴 시간과 과정이 필요하다"라며 "군비 통제에는 재래식 무기는 물론 핵능력도 포함된다. 평화 체제 안에서 북한 비핵화 문제가 논의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고위 당국자는 "미국이 북을 핵보유국으로 지정하는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북핵 보유는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했다는 '현실'과 국제사회가 북한을 법적·정치적으로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취지다.

그러면서 "현재 가장 바쁜 쪽은 평양과 워싱턴이고, 지금은 북미의 시간"이라며 북미 대화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를 통해서 열어낸 공간을 현상 타파의 기회로 이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gerra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