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폐쇄 10년…기업들 "자식 같은 공장 하루아침에 뺏겨"

개성공단기업협회, 개성공단 코 앞 경기도 파주에서 기자회견
정부 상대로 피해 보상·방북 승인 등 요청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원들이 10일 개성공단 전면중단 10주년을 맞아 경기도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 게이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있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정부에 개성공단 재개를 위한 노력을 당부했다. 2026.2.10 ⓒ 뉴스1 임여익 기자

(파주=뉴스1) 임여익 기자 = 개성공단기업협회는 10일 '개성공단 전면 중단 10년'을 맞아 "10년 전 이날, 우리 기업인들은 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워온 공장과 설비들을 하루아침에 빼앗겼다"며 정부를 향해 공단 재개를 위한 노력을 요청했다.

이날 오전 협회 소속 기업 임직원 80여 명은 개성공단과 가장 가까운 남측 지역인 경기도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 게이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조경주 협회장은 "공단이 갑자기 폐쇄되며 기업인들은 한반도 평화경제협력의 일선에 있다는 소명감에 큰 상처를 입었을 뿐 아니라, 극심한 경영난에 내몰려 현재 30퍼센트가 넘는 기업들이 휴·폐업 상태에 들어갔다"라고 말했다. 현재 개성공단 입주 기업 총 124개 가운데 40개가 휴업 또는 폐업 상태인 것으로 파악된다.

협회는 북한에 두고 온 공장 및 설비 등의 자산을 점검하기 위한 목적의 방북을 원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협회장은 "우리 기업인들은 남북 간 통신선이 최장기간 단절되는 등 최악의 남북관계 속에서도 여전히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정확히는 버리지 못하고 있다"며 "그 희망을 실현하기 위한 첫 단계로 기업인들이 다시 공단을 방문할 수 있게 해줄 것을 북측 당국에도 간곡히 부탁한다"라고 말했다.

지난 2016년 2월 10일 공단이 전면 중단된 이후 협회는 정부에 수차례 방북 신청을 했지만, 정부의 승인이 나지 않거나 어렵게 승인이 나더라도 북한의 무응답으로 인해 협회 관계자들은 10년째 공단에 한 번도 방문하지 못했다.

협회 측은 북한의 대남 외면 기조가 강화되고 있는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해 아직 현 정부 들어 통일부에 공식적으로 방북 신청을 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우선은 언론 간담회 등의 우회적인 방법을 통해 북한을 향한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방침이다.

개성공단 가동 중단 10년을 맞은 10일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일대가 흐릿하게 보이고 있다. 2026.2.10 ⓒ 뉴스1 김도우 기자

이날 협회는 과거 정부의 일방적인 폐쇄 결정으로 인한 피해 보상책을 마련해줄 것도 호소했다.

조 협회장은 "정부가 나름의 지원을 해왔으나 아무 잘못도 없는 기업인의 입장에서 그 지원은 턱없어 부족했다"면서 "정부가 공단 입주기업들의 실질적인 생존 대책을 마련해주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2016년 개성공단 가동 중단 이후 입주기업 피해액을 총 7087억 원으로 산정하고, 남북 경협보험에 가입한 기업을 중심으로 5787억 원을 지원했다. 협회는 나머지 1300억 원이 추가적으로 지급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다만, 정부는 해당 1300억 원은 보험 미가입 기업 또는 지원 한도를 초과한 기업의 피해액으로, 추가 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기업들에 대해서도 이미 투자 자산의 45% 수준에서 일정 부분 지원을 마쳤다는 설명이다.

현재 이재명 정부가 개성공단의 조속한 정상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협회 소속 기업인들 대다수는 정부의 피해 보상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지난 2024년 해산된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의 복원 필요성도 언급됐다.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전 이사장은 "개성공단은 14년간 '평화가 경제'라는 것을 실증적이고 체험적으로 보여준 공간"이라면서 "이재명 정부의 철학과도 맞닿아 있는 만큼 재단을 되살리고 공단 재가동을 위한 준비를 해나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파주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된 채 방치된 모습. 2021.1.4 ⓒ 뉴스1 유승관 기자

개성공단은 남북경제협력사업의 일환으로 북한 개성에 조성된 공업지구로, 지난 2000년 8월 현대아산과 북한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간 '공업지구 건설운영에 관한 합의서' 체결 이후 추진됐다. 한때 120여 개 기업이 입주해 북한 근로자 5만 5000명이 근무하며 대표적인 남북 교류 사례이자 평화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북한이 4차 핵실험과 연이은 장거리 로켓 발사를 단행하자, 지난 2016년 2월 10일 박근혜 정부는 이에 대한 대응 조치로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통일부는 개성공단의 정상화를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를 위해 조직 내에 남북 대화 및 교류협력 전담부서인 평화협력지구추진단을 신설·복원하기도 했다.

이날 통일부는 박근혜 정부 당시의 개성공단 중단 결정과 관련해 "남북 간 상호 신뢰와 공동성장의 토대를 훼손하는 자해 행위였다"라고 평가하며, 공단의 조속한 정상화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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