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약 꿈꾸지 말고 묵묵하게…남북관계 새 출구 찾아야"

통일연구원 주관 평화 공존·공동 성장의 한반도 실현 방안 학술회의

통일연구원이 주관하고 통일부와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공동 주최한 '평화공존·공동성장의 한반도 실현 방안' 주제 학술회의가 28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진행됐다. 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남북관계 전문가들이 북한의 대남 전략이 이미 구조적 변화에 들어갔다며 과거식 접근이나 '돌파형 이벤트'로는 남북관계 개선이 어렵다는 데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28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통일연구원이 주관하고 통일부와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공동 주최한 '평화 공존·공동 성장의 한반도 실현 방안' 주제 학술회의에서 이같이 제언했다.

김갑식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대남 관계 차단과 적대적 두 국가론은 4~5년 동안의 고심 끝에 국가 전략 차원에서 제기된 것"이라며 "북한의 현재 입장이 쉽사리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개구리처럼 도약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꾸준히 묵묵히 할 일을 하는 것이 최선의 대책"이라며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으로 실행하는 것이 현재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라고 설명했다.

김성경 서강대학교 부교수도 "우리가 원하는 평화 공존을 위한 진정한 접촉, 그리고 교류 협력이 되기 위해서는 남한 사회와 주변 상황을 바꿔 가는 노력을 중장기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며 "남북관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위해서는 과거의 관성을 해체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은 이재명 정부의 대북 구상인 '교류(Exchange)·관계 정상화(Normalization)·비핵화(Denuclearization)', 즉 'E·N·D 이니셔티브'와 관련해 "비핵화는 특정한 무기체계나 프로그램을 폐기하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시 핵을 만들지 않을 만큼의 안전한 상태로 만드는 것"이라며 "비핵화를 '끊임없이 관리하는 어떤 과정'이라고 여기고, 접근 문턱을 낮춰서 진행하는 등 비핵화에 대한 인식을 바꿔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라고 짚었다.

최은주 세종연구소 연구위원도 하나의 이벤트나 사건을 통해 관계 개선의 모멘텀을 만드는 것보다는 남북 관계 개선의 장기적인 목표와 추진 방안에 방점을 찍을 것을 강조했다. 그는 민생 협력을 조명하며 "최근 북한은 보건 의료 파트를 부각하고 있는데, 여기서 우리가 무엇을 함께 할 수 있을지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며 "북한이 내년 평양에 지을 것으로 보이는 제2종합병원에 한국이 무언가를 제공할 수 있다면, 상징적인 평화와 복원의 의미를 같이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