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화 손짓에도 北 여전히 "미국은 날강도" 비난

노동신문, 美 주도 대북제재 언급하며 "자력갱생 기치" 강조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총비서가 2018년 남측으로 넘어오고 있는 모습. ⓒ 로이터=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 재개 의지를 보이는 가운데, 북한은 미국을 여전히 '날강도', '적대세력' 등으로 지칭하며 비난전을 이어갔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9일 '공정한 국제질서 수립은 평화 보장을 위한 절박한 요구' 기사에서 "현시기 유럽과 중동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무장충돌이 벌어지고 세계가 불안정과 혼란에 빠져들고 있는 것은 다른 나라들에 대한 미국과 서방나라들의 날강도적인 주권 침해 행위에 그 근원을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미국이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가자지구의 인도적 지원의 전면 허용 및 즉각 휴전 결의안에 미국의 반대한 것을 언급하며 "낡은 국제질서가 초래하는 국제관계에서의 불공정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실례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제국주의자들이 힘에 의거하여 세계를 지배하려고 날뛰고 있는 오늘 그 어떤 호소나 구걸로 자기의 주권과 존엄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망상"이라며 "제국주의의 강권과 전횡으로부터 국가의 주권과 안전을 수호할 수 있는 강한 힘을 비축할 때 공정하고 정의로운 국제질서가 수립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 1면 '위대한 조선로동당의 성스러운 80년 혁명 영도사를 긍지 높이 펼친다' 기사에서 경제 자립을 강조하며 "적대세력들은 우리 스스로가 자력갱생의 길을 포기하도록 하기 위해 지난 10여년간 사상 초유의 극악한 제재 봉쇄 책동에 매달렸다"며 미국 주도의 대북제재를 언급했다.

이어 "적대세력들이 침략전쟁 책동에 광분하고 제재의 올가미로 우리의 명줄을 조이려 할 때는 물론, 우리 공화국의 군사적 강세에 질겁하여 '완화'의 기미를 보일 때도 자력갱생의 기치를 순간도 내리운 적이 없었다"고 날을 세웠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공개석상에서 기자들이 북한에 서한을 보냈는지 묻자 "북한과 갈등이 있다면 해결할 것"이라며 "나는 그(김정은)와 매우 잘 지내고 있다"며 밝혔다.

다만 북한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이후 처음으로 열린 올해 상반기 총결산 '전원회의'에서 대외 정책 관련 논의 사항은 전면 비공개로하며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북한이 올해 경제 및 국방 발전 5개년 계획의 마지막 해를 보내며 성과 달성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연말이나 내년 초에 열리는 제9차 노동당 대회에서 새로운 대외 노선이 발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