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엄중 경고에도 아랑곳않는 北… '침묵의 마이웨이'

이달에만 ICBM 등 4차례 미사일 도발… 보도는 안 해

북한이 동해상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25일 우리 군과 주한미군도 '현무-Ⅱ', 에이태큼스(ATACMS) 등 지대지미사일을 1발씩 동해상으로 쏘며 대응했다. 사진은 '현무-Ⅱ' 발사. (합동참모본부 제공) 2022.5.25/뉴스1

(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북한이 25일 진행한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도 내부에 공표하지 않았다. 한미 양국 정부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따른 '확장억제 실행력 제고' 등 강경 대응 입장을 밝힌 상황에서 북한은 오히려 '침묵의 마이웨이'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25일 오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단거리탄도미사일 등 총 3발의 탄도미사일을 섞어 쏘는 무력도발을 감행했다.

북한은 과거 다양한 사거리의 탄도미사일과 방사포(탄도미사일 기술을 적용한 다연장로켓포)를 섞어 쏘는 훈련은 한 적이 있어도 그들이 자랑하는 '국가핵무력'의 상징인 ICBM까지 이런 방식의 미사일 시험 또는 훈련에 동원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북한의 ICBM은 미국 본토, 그리고 단거리탄도미사일은 우리나라와 일본을 각각 사정권으로 한다는 점에서 이번 미사일 도발을 한미일 3국을 모두에 대한 '경고' 차원이란 해석이 나왔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20~24일 한일 순방을 마치고 미국에 도착하기 직전 ICBM을 쐈다는 점에서 '정치적 타이밍'을 노렸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바이든 대통령 한일 순방 직후 이뤄진 북한의 25일 미사일 발사엔 이에 더해 한미 당국의 대북 억지력 강화 방침 등에도 불구하고 이미 마련한 '국방력 강화 계획'을 지속 이행하겠단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고 있다. 대외 과시적 성격이 강한 연이은 미사일 시험발사를 통해 대남·대미 압박을 키우는 면이 반영됐을 가능성도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이달 들어 내부용 매체인 노동신문은 물론 대외용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서도 미사일 시험발사와 관련한 사항은 일절 보도하지 않고 있는 모습. 북한은 이달 4일에도 ICBM 추정 미사일을 1발 쐈고, 7일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1발, 12일엔 초대형방사포(KN-25) 3발을 잇따라 쐈지만, 역시 관영매체엔 보도되지 않았다.

북한은 그간 무력행보 뒤엔 이를 대내외에 선전하면서 내부 결속을 다져왔다는 점에서 최근의 행보를 두곤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대북 전문가들은 일단 4월 말부터 본격화된 북한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파 상황이 보도 방식에도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북한이 이달 12일 주민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사실을 처음 공표했을 당시만 해도 '방역상황 등을 이유로 무력도발을 자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으나, 일단 '무력도발은 이어가되 주민 상황을 고려해 이를 공개하진 않는다'는 식이다.

일각에선 북한이 '중국 변수'를 고려하고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북한의 이달 4일 미사일 발사는 중국 측 북핵수석대표인 류샤오밍(劉曉明)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우리나라를 방문 중이던 상황에서 이뤄졌다.

당시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중국의 입장은 매우 일관돼 있다. 우린 핵이 없는 한반도를 지지한다"는 원론적 입장만 내놨다. 그러나 실제론 상당히 언짢아했을 수 있다는 게 외교가의 중평이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중국은 미국이 추진 중인 추가 대북제재를 막을 수 있는 거부권을 갖고 있다.

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