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프로세스 핵심 이도훈 "北과 '선 평화-후 비핵화'는 비현실적"

"철저하게 상호주의 따라야… 예측 가능한 비핵화 로드맵 필요"

이도훈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자료사진>. 2020.12.9/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이도훈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내달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에 '원칙을 견지한 북한 비핵화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전 본부장은 13일 세종연구소 주최 '국제환경의 대변동과 차기정부의 외교·안보·대북정책' 포럼에서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재개를 차기 정부의 과제로 꼽으면서 이같이 밝혔다. 아울러 그는 북한에 예측 가능한 로드맵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문재인 정부 초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었던 이 전 본부장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추진의 핵심 역할을 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 대통령선거 과정에선 윤석열 당선인의 외교안보정책자문단으로 활동했다.

이 전 본부장은 이날 포럼에서 북한이 "당분간 국가 핵무력 건설에 전력투구할 가능성이 크다"며 "북한을 비핵화의 길로 되돌리고 비핵화를 목적으로 하는 협상에 나오도록 하는 게 한국 외교안보의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선 미국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북한의 핵보유 비용을 극대화함으로써 북한이 스스로 "핵보유가 자신들의 안보·경제에 해가 된다고 자각해 비핵화 결단을 내리도록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압박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의미 있는 협상이 목표"라며 "북한이 '비핵화'란 전략적 결단을 내리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노력과 함께 협상의 문은 항상 열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2018.4.27/뉴스1 ⓒ News1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이 전 본부장은 특히 예측 가능한 로드맵을 제시함으로써 북한이 "협상에 나올 유인을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북한에 어떤 부분에서 협상이 가능한지, 불가능한 건 뭔지, 또 어떤 비핵화 조치에 어떤 보상을 받게 될지를 제시해 스스로 판단하게 만들어야 한단 설명이다.

아울러 그는 북한과의 협상과정에서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 목표'란 하나의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는 점도 강했다. 현실적으로 북한과 단계적 협상을 진행한다 해도 최종 지향점은 확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북한과의) 협상은 철저하게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며 '선(先) 평화-후(後) 비핵화'나 '선 비핵화-후 보상' 방식 모두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전 본부장의 이 같은 발언은 문재인 정부가 작년 하반기부터 추진했던 '한국전쟁(6·25전쟁) 종전선언' 등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현 정부의 대북정책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상호주의 원칙을 지키지 못했단 뜻으로도 해석된다.

이 전 본부장은 "북한 비핵화의 로드맵은 철저하게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그에 대한 보상으로 구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전 본부장은 "북한은 전통적으로 핵 관련 협상에서 미국만 대상으로 인정하고 우릴 배제하려 했다"며 "비핵화 문제는 우리의 문제인 만큼 우리가 비핵화 협상 과정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