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검토' 2개월 만에 모라토리엄 완전 파기… '강대강' 소용돌이

김정은, ICBM '화성-17형' 발사 참관… 메시지 극대화
'위성 주장' '단계적 긴장 고조' 예측 깨고 '파국' 직행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총비서의 직접 지도에 따라 24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7'형 시험발사가 단행됐다고 25일 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북한이 지난 2018년 스스로 약속했던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모라토리엄'(유예)을 파기했다.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올 1월 당 정치국 회의에서 '모라토리엄 해제 검토'를 지시한 지 불과 두 달 만이다. 한반도 내 군사적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면서 '강 대(對) 강' 정세의 주도권을 쥐려는 것으로 보인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5일자에서 김 총비서 지도 아래 전날 신형 ICBM '화성-17형' 시험발사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김 총비서는 지난 23일 시험발사 단행에 대한 '친필 명령서'를 하달했고 발사일엔 현장을 찾아 전 과정을 직접 지도했다.

신문은 작년 1월 제8차 당 대회에서 김 총비서가 주체적 국방발전 전략과 지속적인 핵전쟁 억제력 강화 방침을 제시한 사실을 재차 부각했다. 신문은 또 ICBM 개발을 '최중대시'한 김 총비서의 영도 덕분에 짧은 기간 내에 "공화국 전략무력의 핵심타격수단"이자 "믿음직한 핵전쟁 억제수단"을 완성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ICBM과 핵탄두 개발이 연계된 '국가핵무력'이 한층 더 강화됐음을 시사한 것이다.

북한은 올 초부터 각종 미사일 시험발사를 통해 군사력 강화 노선을 걸어왔다. 북한은 올 1월5일 자강도 일대에서 실시한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시작으로 각종 미사일을 잇달아 쏴 올렸고, 같은 달 30일엔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시험 발사했다.

이처럼 미사일 시험발사가 연이어 진행되던 중 김 총비서는 당 정치국 회의를 열어 '모라토리엄 파기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북한은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도발 휴지기'를 보내다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 ICBM 개발을 위한 것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실시했다.

반면 북한은 이들 미사일 발사를 '정찰위성 개발시험'이라고 주장했던 상황. 김 총비서도 국가우주개발국과 서해위성발사장을 현지지도하면서 정찰위성 개발 의지를 다졌다. 그러나 북한이 2020년 10월 공개 이후 한 번도 발사하지 않았던 신형 ICBM '화성-17형' 24일 시험발사하면서 '한미 당국의 판단이 정확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총비서의 직접 지도에 따라 24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7'형 시험발사가 단행됐다고 25일 전했다. 김 총비서가 시험발사를 직접 총괄한 뒤 이에 기여한 군인들을 격려하고 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화성-17형' 발사 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북한이 모라토리엄을 파기했다'면서 이례적으로 강경한 태도를 취했고, 군 당국 또한 지대지 탄도미사일 '현무-Ⅱ' 등으로 북한의 ICBM 발사에 따른 대응 사격훈련을 실시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상당수 대북 전문가들은 그간 우주의 평화적 이용 권리를 주장하고 최근 정찰위성 개발을 강조해온 북한의 행보를 근거로 이번 ICBM 발사 또한 '위성 관련 시험'이라고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었다. 위성 발사체와 ICBM은 사실상 같은 기술을 사용하지만, 북한이 이 둘을 분리해 국제사회가 설정한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지 않으면서 '줄타기'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그러나 북한은 이날 공개적으로 '화성-17형'을 발사했다고 발표함으로써 모라토리엄 파기 또한 공식 선언한 셈이 됐다. 북한이 이번 ICBM 발사도 '정찰위성 개발시험'이라고 주장하면서 내달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4월15일)이나 5월10일 우리나라 새 정부 출범 때까지 단계적으로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란 예측을 깨고 바로 '강 대(對) 강' 모드에 돌입한 것이다.

북한의 이번 ICBM 발사는 2018년 4월 모라토리엄 선언으로부터 4년 만에 이뤄졌다. 2017년 11월 '화성-15형' 발사에 따른 김 총비서의 '핵무력 완성' 선언으로 긴장이 최고조로 치달았다가 2018년 2월 북한의 강원도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급선회했던 한반도 정세가 약 5년 만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셈이다.

김 총비서는 이번 ICBM 시험발사 참관 뒤 "미 제국주의와의 장기적 대결을 철저히 준비해 나갈 것"이라는 대미(對美) 메시지도 함께 내놨다. 군사력 과시로 국제사회에서 전략적 지위를 격상시키고 대외 긴장을 끌어올려 남북·북미관계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북한이 앞으로 취할 '핵실험' 동향에 따라 강 대 강 구도 수위가 점차 높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은 작년부터 평안남도 영변 핵시설을 재가동했고, 최근엔 2018년 5월 폭파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복구에 나섰다. 북한은 작년 1월 당 대회에서 '초대형 핵탄두' 개발계획을 공언했다.

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