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성 하나재단이사장 "연락끊겨 보호 어려운 탈북민 전수조사"

취임 1주년 인터뷰…"현장서 탈북민 정착사례 볼때 보람느껴"
올해 탈북 가족 지원·지역사회 통합서비스 개념 도입 예정

정인성 남북하나재단 이사장이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남북하나재단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3.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이탈주민(탈북민)들이 갑자기 거주 지역을 옮기면서 연락이 두절되는 등 재단의 지원 또는 보호에 틀에서 벗어나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있습니다. 탈북민의 전수조사를 통해 다수의 탈북민이 보호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통일부 산하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남북하나재단)을 이끌고 있는 정인성 이사장이 11일 취임 1주년을 맞아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전국 지역 곳곳에 있는 하나센터 25곳에 협조를 요청해 전국 탈북민의 정착 생활 실태를 파악하고 가능한 범위 내에서 '사각지대'가 없는 탈북민 보호와 지원 정책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면서 이같이 올해 사업의 구상을 전했다.

북한에서 사선을 넘어 어렵게 남측으로 넘어온 이들이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고 지극히 소수지만 다시 불행한 일을 겪게 되는 가슴 아픈 일을 막겠다는 게 정 이사장의 의지다.

2019년 생활고로 인한 탈북민 모자 사망 사건을 비롯해 2020년 탈북민 재월북 사건 등을 미연에 방지할 탈북민들을 관리할 체계를 마련할 예정이다.

정 이사장은 탈북민이 두 가지 '고'로 힘들어 한다며 '괴로울 고'(苦)와 '외로울 고'(孤)를 꼽으며 "탈북민이 가장 힘들어하는 이유는 경제적인 어려움과 외로움"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남북하나재단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더욱 생계가 막막해진 탈북민들을 위해 고령자나 독거노인을 포함한 위기의심자 829명에게 긴급지원급·의료비를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누어 두 차례 지원했다.

그는 인터뷰 중 지난 1년간 이사장직을 역임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탈북민'과의 만남을 꼽기도 했다.

정 이사장은 "전라남도 해남 땅 끝 마을에서 농사를 지으며 보람을 느낀다고 얘기하는 탈북민이나, 자신의 아들이 서울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해 변호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자랑하던 탈북민을 만났던 때가 가장 기억에 남고 즐거웠던 때"였다고 회상했다.

이사장직을 맡기 전 정 이사장은 원불교 특임부원장직을 맡으며, 종교계에서 활동했다. 그러면서도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때부터 남북교류와 대북 인도지원 분야에서 20년 넘게 활동했고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남북교류위원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 통일부 정책자문위원 등 북한과 남북관계와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아왔다.

정인성 남북하나재단 이사장이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남북하나재단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3.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다음은 정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종교계에서 활동하다 지난해부터 이사장직을 맡게 됐는데, 지난 1년간의 소회를 말해 달라.

▶개인적으로는 영광스럽고 감사한 시간이었다. 이사장직을 맡고 보니 밖에서 보는 것과 달리 사업 내용도 복잡하고 재단의 힘만으로 일을 해결하기에는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재단 설립 10년 주년이 되는 해에 취임한 만큼 재단의 위상과 역할을 확대하는 것이 숙제이고 책임이라고 여전히 체감하고 있다.

-지난해 역점을 두고 시행했던 사업은 무엇인가.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식당 등 서비스업에 다수 종사하는 탈북민들은 직접적인 경제적 타격을 입었다. 이러한 취약 계층 탈북민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상·하반기 각각 1회씩 탈북민 취약계층 전수조사를 실시해 위기의심자 829명을 발굴, 긴급지원금과 의료비를 지원했다. 현재도 코로나19로 인한 탈북민의 어려움 계속되는 만큼 재단이 세심하게 살피고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고민하겠다.

-탈북민 관련 사건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탈북민 보호 및 지원 제도에 허점이 있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탈북민 보호와 지원은 어느 한 부처, 한 기관만의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정부는 물론 비영리 민간단체, 기업, 이웃인 우리 국민들이 함께 관심을 갖고 나서야 한다. 일각에서 현 정부가 탈북민 홀대하고 지원을 줄였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정부는 탈북민 지원 체계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하고 있다. 특히 재단 차원에서도 탈북민 단체에 대한 지원 사업의 규모와 범위를 계속 확대해 긴급 생계비 지원금을 2019년 3억9700만원에서 2020년 5억4600만원으로 늘렸으며, 탈북민 단체 지원금은 같은 기간 1억1600만원에서 2억1200만원으로 확대했다.

-최근 탈북민 사회에서 여성 탈북민 대상 성범죄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다수 나왔다.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매우 안타까운 일이며 재단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대책 마련을 강구하고 있다. 다만 일반화하기에게는 탈북 여성들에 대한 낙인효과가 발생할 수 있어 더욱 조심스럽다. 탈북민 중 여성 비율이 72%(2020년 12월 기준 3만3752명 중 2만4317명)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이들에게 각별한 맞춤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체감한다. 재단은 현재 탈북민 성인지 감수성 향상을 위한 교육, 정착지원 현장에서 활동하는 전문상담사의 성폭력 상담 능력 강화 등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올해 추진할 역점 사업을 몇 가지 꼽아달라.

▶탈북자 개인 지원에서 좀 더 포괄적인 개념으로 '가족 지원'에 나서려고 한다. 탈북민 가정은 복합가정이 많다. 이를테면 북한에서 출생한 자녀와 제3국에서 출생한 자녀, 한국에서 출생한 자녀를 모두 포함하는 한 가정이 있다. 이 경우 북한에서 태어난 자녀는 현재 재단의 지원 대상이지만, 한국에서 태어난 자녀는 지원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같은 가족 내에서도 차별이 생길 수 있어 가족 중심의 정착지원을 할 생각이다.

-중복 지원 등의 문제가 발생해 관리가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

▶아울러 중복 지원이나 과다 수혜로 예산이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개인 지원'은 지역사회 통합서비스 차원으로 관리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개인은 자원 이력을 관리하면서 최초의 정착금 지원부터 주택 지원, 긴급생계비, 의료 지원여부 등을 통합해 관리해 기본적인 사회보장제도와 우리가 지원하는 제도가 겹치지 않을 수 있도록 제도화하겠다.

-탈북민 누적 수는 계속 늘고 있다. 탈북민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한 탈북민을 바라보는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는가.

▶탈북민에 대한 일부 부정적인 시선과 편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는 탈북민이 정착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이기도 하다. 탈북민에 대한 부정적인 언론 보도가 많아질수록 부정적 시선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탈북민에 대한 인식 개선은 모두 함께 노력해야 하는 장기적인 과제다. 탈북민들도 탈북민 1명이 전체를 대표한다는 생각으로 행동하고, 국민들도 탈북민에 대한 막연한 편견을 내려 놓고 그들의 상황을 이해하고 소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것은 통일을 위한 연습이기도 하다.

정인성 남북하나재단 이사장이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남북하나재단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3.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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