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허찌르는 행보'…김정일과 다른 서구 방식
아버지와 '닮은 듯 다른' 행보 눈길
-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최근 중국 방문에 이어 우리측 예술단의 평양 단독 공연에도 '깜짝' 모습을 나타내는 등 파격적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중요한 정치 일정을 앞두고 혈맹인 중국의 지원을 확보하려는 김 위원장의 의중은 아버지인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을 떠올리게 하면서도 최근 드러나는 파격적인 외교 스타일은 '은둔형'으로 불렸던 김 전 위원장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김 전 위원장은 재임 기간 중 국제 외교 행사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은둔의 지도자'로 불렸다.
김 전 위원장은 이런 여론을 의식한 듯 지난 2000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구라파 사람들이 자꾸 '왜 은둔생활 하나'라고 말한다"며 "나는 과거에 중국도 갔고 인도네시아도 갔는데 김 대통령이 오셔서 은둔에서 해방됐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 역시 부임 이후 지난해까지 한 차례도 외국 방문이 없어 아버지의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닌가 했지만 5월 사상 첫 북미 회담을 받아들인 데 이어 지난달 25일 전격적으로 중국을 찾았고, 지난 1일에는 우리 예술단의 평양 공연에 예고 없이 등장해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우리 예술단의 평양 공연을 직접 관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연장 2층에서 공연을 관람한 김 위원장은 공연이 끝난 후 1층 로비로 내려와 무대에 오른 가수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격려했고 간단한 대화를 나누기까지 했다. 정상회담을 제외하고는 남측 인사들과 거의 접촉하지 않던 김 전 위원장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앞서 방중길에 부인 리설주를 대동하며 정상국가로의 모습을 대내외에 알리고 개방적인 외교스타일을 과시하며 김 전 위원장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서 김 위원장이 김 전 위원장과 100%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남북 정상회담을 한 달여 앞둔 김 위원장의 방중은 김 전 위원장을 연상하게 했다. 김 전 위원장 역시 지난 2000년 남북 정상회담을 10여일 앞두고 중국을 찾은 바 있다.
비행기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김 위원장이 김 전 위원장처럼 특별열차를 이용한 것도 부자 간의 공통점이다. 김 위원장이 베이징 방문 기간 댜오위타이 18호각에 머물렀던 것도 김 전 위원장과 닮은꼴이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2011년 방중 당시 그곳에서 여장을 풀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이 '베이징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중관춘을 방문해 중국과학원 문헌정보센터에서 열리는 전시회를 관람한 것도, 방중 일정이 마무리될 때까지 철저히 비공개에 부쳐진 점도 김 부자의 닮은꼴이다.
김 위원장이 이렇듯 자신의 선대와 다른 듯 같은, 같은 듯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스타일을 모방하면서도 어린 시절 서양에서 지내면서 보고 느낀대로 자신만의 통치술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움직였던 것들을 따라하면서 자신의 권위를 더욱더 확고히하면서도 과거 스위스에서 유학을 했던 경험으로 서방식 통치를 접목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김 위원장이 집권 이후 권위를 스스로 높이기 위해 김일성의 스타일을 흉내내려고 했다가 최근 스타일이 많이 변했다"며 "서양에서 생활하면서 개방적인 외교 스타일의 통치술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자신의 활동을 최대한 공개하지 않다가 뒤늦게 축적된 내용을 보도하던 김 전 위원장에 비해 김 위원장의 경우 자신의 활동을 실시간에 가깝게 노출하는 언론관 역시 서양식의 사고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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