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베를린선언]文대통령, 이산가족 등 4대 제안…北 호응할까

낮은 단계 교류 제안에 北 '선 정치 후 교류' 주장
전문가 "정치 문제 진전 있어야 단계적 수용할 것"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연방총리실 청사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청와대) 2017.7.6/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연설에서 이산가족 상봉 등 한반도 평화의 돌파구를 열어가자며 제안한 4가지 방안에 대해 북한이 호응할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독일 베를린 구시청에서 열린 쾨르버 재단 초청 연설에서 한반도의 냉전 구조를 해체하고 항구적인 평화정착을 이끌기 위한 새 정부의 정책 방향을 밝히면서 구체적인 제안들을 내놨다.

△올해 10월4일 이산가족 상봉행사 개최 △평창동계올림픽 북한선수단 참가 △휴전협정 64주년인 7월27일 군사분계선에서의 적대행위 상호 중단 △한반도 평화와 남북협력을 위한 남북 간 접촉과 대화 재개 등 4가지다.

이는 문 대통령이 연설에서 "먼저 쉬운 일부터 시작해 나가자"고 밝혔듯 낮은 단계부터 꼬인 남북관계를 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앞서 민간교류와 스포츠 교류 등 비정치적인 분야에서의 남북 교류를 제안해왔다.

이는 또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의 틀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한국이 남북관계 복원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제안이기도 하다.

아울러 이날 문 대통령은 여건이 된다면 "언제 어디서든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용의가 있다"고 사실상 남북 정상회담을 전격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이 이에 호응할지는 불투명하다. 북한은 그간 한국 정부의 민간 교류 재개 움직임을 비판하며 대북 적대시 정책 중단 등 군사적 긴장 상태의 완화에 먼저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과 반대로 '선(先) 정치·군사문제 해결, 후(後) 민간·경제교류'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산가족 상봉과 평창동계올림픽 북한선수단 참가 제안에 대해서는 이미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산가족 상봉에 대해서는 탈북 종업원 송환을 요구했고, 평창 동계올림픽에 관해선 장웅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정치군사적인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 남북관계를 체육으로 푼다는 건 천진난만하기 짝이 없다"고 사실상 거절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4가지 제안 다 이전에 한번씩은 나왔던 내용으로 북한이 모두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장웅 위원이 말했듯 북한은 정치·군사 문제를 먼저 풀자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진전이 있어야 나머지 제안들을 단계적으로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도 "북한은 북핵이 북미 간 문제라며 한국이 이에 대해 언급는 것 자체에 거부감을 보여왔다"며 "이번에도 당장은 북한이 반발할 가능성이 높지만 문 대통령이 대화를 모색하는 물밑 작업을 계속한다면 물꼬가 트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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