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성택, 경제 파국으로 몰아"…경제개혁 주도 반증
나선경제무역지대, '화폐개혁 실패' 박남기 언급...'개방 경제' 실패 책임 강조
- 서재준 기자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13일 조선중앙통신은 장성택의 처형 사실을 전하며 "장성택은 당과 국가의 최고권력을 가로채기 위한 첫 단계로 내각 총리 자리에 올라앉을 개꿈을 꾸면서 제놈이 있던 부서가 나라의 중요경제부문들을 다 걷어쥐여 내각을 무력화시킴으로써 나라의 경제와 인민생활을 수습할수 없는 파국에로 몰아가려고 획책했다"고 밝혔다.
이는 장성택이 지난 4월 경제통인 박봉주를 내각 총리에 앉히며 경제개발 정책을 강화하려 했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정면으로 도전했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통신은 실제 장성택이 국가안전보위부의 특별군사재판에서 "나는 군대와 인민이 현재 나라의 경제실태와 인민생활이 파국적으로 번져지는데도 불구하고 현 정권이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못한다는 불만을 품게 하려고 시도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발언을 공개한 것은 북한 경제 상황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통신은 장성택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지난 5월의 경제개발구법 제정을 언급, "지하자원 등을 망탕 팔아먹어 심복들이 거간꾼들에 속아 많은 빚을 지게 만들고 그 빚을 갚는다며 지난 5월 나선경제무역지대의 토지를 50년기한으로 외국에 팔아먹는 매국행위를 했다"고 비난했다.
이는 경제부문의 대외 개방 문제도 장성택이 주도했음을 시사한다.
통신은 아울러 장성택이 "위대한 장군님(김정일)께서 최고인민회의 제10기 제1차회의(1998년 9월 5일 개최)에서 세워주신 새로운 국가기구체계를 무시하고 내각소속 검열감독기관들을 제놈밑에 소속시켰다"며 장성택이 이미 오래 전부터 '반역적' 행동을 해온 불순분자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또한 "위원회, 성,중앙기관과 도, 시, 군급기관을 내오거나 없애는 문제, 무역 및 외화벌이단위와 재외기구를 조직하는 문제, 생활비 적용문제를 비롯해 내각에서 맡아하던 일체 기구사업과 관련한 모든 문제를 손안에 걷어쥐고 제 마음대로 좌지우지함으로써 내각이 경제사령부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할수 없게 했다"고도 언급해 장성택의 부정비리가 광범위함을 강조해 그의 처형을 합리화 하려는 의도도 보였다.
이어 "중요 건설단위들을 심복들에게 넘겨줘 돈벌이를 하게 만들어 놓음으로써 평양시 건설을 고의적으로 방해했다"며 장성택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주요 건설 사업도 공공연히 방해했다는 것을 강조했다.
지난 2010년 화폐개혁 실패의 책임을 지고 처형된 박남기 전 노동당 부장의 배후세력으로 장성택을 지목한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실제 장성택과 박남기는 지난 2002년 함께 경제시찰단으로 서울을 방문하기도 하는 등 북한내에서 '개방 경제'를 주장하던 인사들로 꼽히기도 한다.
따라서 북한이 이날 박남기를 다시 언급한 것은 북한 경제 사업에서 가장 뼈아픈 실패 중 하나로 기록된 화폐개혁 실패를 언급하며 장성택 역시 이같은 큰 사건에 책임이 있었음이 밝혀졌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박남기 부장이 '남조선식 경제 수용'을 주장하다 '간첩' 혐의로 몰려 처형됐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어 북한 당국이 장성택의 '반역' 혐의를 강조하려는 의도로 박남기를 다시 언급한 것으로도 보인다.
seojib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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