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군부 강경파 김격식 총참모장 교체 가능성

대장 승진 리영길.. 인민무력부장 보다 앞서 호명
한반도 대화 분위기.. 강경파 교체 관측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격식. (아시아경제신문 '양낙규기자의 Defense Club'제공) © News1 김정욱 기자

북한 군부 내 대표적인 강경파인 김격식 총참모장이 해임됐을 가능성이 29일 제기됐다.

북한 매체에서 리영길 인민군 상장이 대장 계급장을 달고, 인민무력부장보다 앞서 호명된 것으로 봤을 때 리영길이 총참모장에 올랐을 것이란 관측에 따른 것이다.

이날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에 따르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횃불컵' 1급 남자축구 결승경기를 관람한 리영길은 대장 계급장을 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북한 매체들은 경기를 관람한 주요 간부들을 소개하면서 리영길의 이름을 장정남 인민무력부장(우리의 국방부 장관격)보다 앞서서 호명했다.

리영길이 대장으로 승진했다는 점, 그리고 인민무력부장보다 앞서 호명될 수 있는 직책이 주로 총참모장 등 몇 안되는 고위직책이라는 점을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김격식이 최근 리영길에게 자리를 내준 게 아니냐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북한 군부 강경파의 상징처럼 인식돼 온 김격식이 교체된 것이 맞다면, 이는 아무래도 최근 북한이 주변국가들과의 관계에서 유화국면으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이 남한을 포함해 미국 등 대한반도 주변국과의 대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래도 김격식을 총참모장 자리에 그대로 놔두기 부담스러웠을 것이란 관측에 따른 것이다.

김격식의 교체 가능성을 이날 제기한 정성장 세종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이 현재 추진 중인 경제개방과 대남 관계개선 국면에선 강경파로 낙인찍힌 김격식이 아닌 다른 인물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장 연구위원은 또 "군부의 2인자로 간주되는 총참모장직을 75세의 김격식이 차지하고 있는 것은 군부 1인자인 63세의 최룡해 총정치국장에게도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며 "이런 측면에서 김격식의 해임은 예견된 것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격식이 교체된 시점은 북한매체들이 지난 26일 열렸다고 보도했던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나 그 직전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확대회의 개최 소식을 전하며 "회의에서는 조직 문제가 토의됐다"면서 김 제1위원장이 "나라의 자주권과 안전을 굳건히 지키며 당의 선군혁명 위업을 다그치는 데서 지침으로 되는 중요한 결론"을 냈다고 전했다.

대표적 군부 강경파인 김격식이 교체됨에 따라 당분 간 북한 군부 내에서 강경파들의 힘도 다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최근 북한이 대화에 나서고 있는 등의 분위기를 봤을 때 일단 군부 강경파들의 입지가 좁아졌다고 볼 수 있다"며 "다만 북한은 강등이나 해임됐던 인물도 필요에 따라 언제든 다시 등장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격식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을 주도한 인물로 알려져 있으며, 김정은 제1위원장 시대에 들어와서도 군부 최측근으로 간주돼왔다.

bin198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