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승절' 행사 대규모로 개최...김정은 참석

밤까지 '축포 야회' 및 연회 진행...28일엔 '전승기념관' 개관

북한이 '전승절'로 기념하는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인인 27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대규모 열병식이 열렸다. 이번 열병식은 전승절 60주년을 맞아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 AFP=뉴스1 이재영 인턴기자

북한이 '전승절(정전 협정 체결일)'로 부르는 27일을 맞아 군 열병식을 비롯한 기념행사를 대규모로 치렀다고 28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북한은 6·25전쟁과 관련, '조국해방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주장하며 정전 협정이 체결된 7월 27을 '전승절'로 기념해오고 있다.

통신은 "위대한 조국해방전쟁승리 60돐 경축 열병식 및 평양시군중시위가 7월 27일 김일성 광장에서 성대히 거행됐다"며 "인민들은 전승 60돐을 백두산 대국의 존엄과 국력을 만천하에 과시하는 승리자의 대축전으로 경축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특히 이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체제를 "'마식령 속도' 창조의 불길 높이 영광스러운 김정은 시대"로 칭했다.

북한이 '전승절'에 맞춰 열병식을 진행한 것은 지난 1993년 이후 20년만이며 김정은 제1위원장은 물론 중국을 대표해 방문한 리위안차오(李源潮) 중국 국가부주석 역시 주석단에 올라 이날 열병식을 관람했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해 4월 김일성 주석의 100회 생일 당시 열병식에는 흰색의 원수 제복을 입고 나왔으나 이번 열병식에는 평소 공개석상에서 즐겨 입던 검은색 인민복을 입고 나왔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김경희·김기남 당비서 등도 함께 주석단에 올라 김 제1위원장을 보좌했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해 열병식 때와는 달리 육성연설을 하지는 않았으며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이후 최고 실세 중 하나로 떠오른 최 총정치국장이 연설했다.

최 총정치국장은 연설에서 "경제문화 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을 초미의 과제로 내세우는 우리에게 평화적 환경은 더없이 귀중하다"며 "전체 인민군 장병과 인민들은 총창 위에 평화가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나라의 방위력을 강화하여 그 어떤 외세의 침략도 단호히 물리칠 수 있게 튼튼히 준비해 앞날의 전투동원태세를 견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광장 상공에 '위대한 김일성동지와 김정일동지 혁명사상 만세!', '우리 당과 인민의 최고령도자 김정은동지 만세!' 등의 구호가 담긴 대형 기구들을 띄웠고 광장 곳곳에 '위대한 김일성동지와 김정일동지께 최대의 경의를 드립니다', '위대한 김정은동지께 최대의 영광을 드립니다' 등의 구호를 배치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 제1위원장은 먼저 영접 사열을 마친 뒤 주석단에 올랐다.

이어 열병부대 지휘관으로부터 열병준비완료를 보고받은 장정남 인민무력부장이 김 제1위원장에게 열병식 시작을 보고하며 열병식의 막이 올랐다.

'김일성장군의 노래'와 '김정일장군의 노래'가 울리며 21발의 예포가 발사됐고 최 총정치국장의 연설이 이어진 뒤 '수령님과 장군님은 함께 계시네' 노래와 함께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상기가 광장에 들어섰다.

'항일무장투쟁시기'를 재현한 기마부대를 필두로 6·25전쟁 당시의 부대원들이 당시 군복을 입고 행진했다.

이어 '근위(近衛)' 칭호를 받은 강건(6·25 당시 총참모장) 제2보병사단, 서울 제3보병사단, 서울김책 제4보병사단을 비롯한 근위사단들의 행진이 이어졌으며 김일성 군사종합대학, 김일성 정치대학, 김정일 인민보안대학, 김정숙해군대학을 비롯한 각급 군사학교의 행진도 뒤를 이었다.

이어 KN-08 장거리 탄도미사일과 KN-05(S-300)·KN-06 지대공미사일, SA-2·3 미사일 등 각종 미사일과 개량형 방사포를 포함한 무기들이 뒤를 이었다.

북한 군인들과 차량들이 27일 '전승절' 60주년 기념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다. 북한은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일인 7월27일을 '전승절'로 정하고 기념한다. © AFP=뉴스1 이재영 인턴기자

우리 정부는 27일 열병식에 1만2천∼1만3천여명의 군병력이 대규모 퍼레이드를 벌였고 300여종의 군사장비가 나왔으나 신종 무기가 새로 공개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2시간여 가까이 진행된 열병식에 이어 '평양시 군중시위'가 이어지기도 했다.

북한의 '전승절' 기념행사는 27일 밤까지 이어졌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27일 저녁 김 제1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평양 조국해방전쟁승리 기념탑이 있는 보통강 인근 광장에서 '축포야회(불꽃놀이)'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리위안차오 부주석 역시 열병식때와 마찬가지로 김 제1위원장과 함께 자리한 가운데 김기남 노동당 비서의 연설로 불꽃놀이가 시작됐다.

북한은 '축포야회'를 지난 2009년 4월 김일성 주석의 97회 생일 행사의 하나로 처음 진행한 뒤 주요 기념일마다 이를 개최하고 있으며 김 제1위원장의 후계자 시절 중요 업적 중 하나로 내세우고 있다.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와 국방위원회 역시 이날 저녁 평양 목란관에서 전승절 60주년을 경축하는 연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한편 북한은 열병식과 동시에 판문점 북측 지역에서 이례적으로 노래 공연과 무도회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공연과 무도회는 정전협정 조인장 앞 교양마당 앞에서 진행됐으며 전승절 기념곡인 '7·27 행진곡'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찬양곡인 '발걸음' 등이 공연됐다.

북한은 중요 경축일 때마다 공공장소에서 무도회 등을 개최하나 판문점에서 이를 개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아울러 북한은 열병식 다음날인 이날 오전에는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전승기념관)' 개관식을 진행했다.

김 제1위원장은 물론 리위안차오 부주석 역시 참석했으며 김 제1위원장은 "기념관이 나라의 보물고, 반미대결장, 반미교양의 중요거점으로 훌륭히 꾸려졌다"고 만족감을 표현했다고 중앙통신은 전했다.

북한은 6·25전쟁 등에 관한 각종 자료와 무기 등을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에 전시해 왔으며 정전 60주년에 맞춰 지난해 9월부터 총괄적인 리모델링 작업을 진행해왔다.<br>

seojib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