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스캔들 질 켈리, '한국명예영사 자격' 적합성 논란
예상치 못한 곳으로 불똥이 튀었다. 전 미국을 경악하게 한 데이비스 퍼트레이어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스캔들의 또 다른 주인공 질 켈리가 한국 명예영사에 최근 임명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15일 외교소식통들에 따르면, 켈리는 한덕수 전 주미대사가 지난 2월 사의를 표명하기 전 애틀란타 한국총영사관 측에 켈리를 명예영사로 위촉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후 현지 공관의 건의에 따라 켈리의 이력검토와 면접, 장관 결재 등의 행정적 절차를 밟아 명예영사로 위촉됐다.
문제는 이번 스캔들이 불거지면서 과연 켈리가 명예영사로 임명될 만한 자격을 갖췄는지다.
'명예영사의 임명 및 직무범위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명예영사로서 적당하다고 인정되는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능력이 있는 사람"을 명예영사로 임명토록 하고 있다.
이 규정은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능력에 대해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진 않지 않다. 그러나 켈리가 현재 수백만 달러에 이르는 빚을 진 상태라는 미국 현지 언론 보도 내용들이 사실이라면, 켈리에 대한 명예영사 임명 자격 검증을 제대로 했는지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 이런 정황은 한 전 대사의 추천만을 통해서 영예영사직에 임명된 것 아니냐는 지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지 지역 언론들에 따르면, 켈리 부부는 한 은행으로부터 220만달러를 빚졌으며 이 가운데는 소유 빌딩에 대한 변호사 비용도 포함돼 있다.
한 외교부 관계자는 "켈리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미 정치권의 여론을 유리하게 하는 등의 공로를 인정받은 것으로 안다"며 "명예영사는 본래 이러한 공로가 있는 이들에 대한 추천을 통해서 이뤄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켈리가 최근 한국 명예영사라는 직위를 남용하고 다닌다는 사실은 그녀를 명예영사로 임명한 주무부처인 외교통상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미국 ABC방송에 따르면 켈리는 평소 자신을 '대사(ambassador)'라고 말하고 다녔으며, 그녀의 개인 차량에도 '명예영사(Honorary Consul 1JK)'라는 글이 새겨진 번호판이 부착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지난 11일 911에 전화를 걸어 외교관에게 주어지는 특권을 내세워 경찰이 출동해 자택 잔디에 들어온 취재진을 쫓아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켈리는 당시 911 통화에서 "당신들(경찰)이 아는지 모르겠는데 나는 침해받아서는 안된다. 외교적 보호권도 갖고 있다"며 "(취재진이) 내 소유지를 넘어온 것은 법에 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1963년 채택된 '영사관계에 관한 빈(비엔나)협약'에 따르면 명예영사는 말 그대로 명예직일뿐 명확한 외교적, 치외법권적 특권을 갖지 않는다.
상황이 이쯤되자, 외교부도 곤혹스러워 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명예영사인 켈리가 이번 스캔들에 연루된 것은 자랑스럽지 못한 일이지만, 켈리가 특별히 한국에 위해를 가했거나, 위법한 행위를 했다는 정황은 아직 나오지 않은 것 아니냐"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당국자는 그러면서도 "명예영사는 연임을 할 수도 있지만, 사유가 있을 시 해촉할 수도 있는 직책"이라며 상황에 따라 켈리를 해임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명예영사 임명 및 직무범위 규정 8조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국시(國是)에 위배되는 정치활동을 했을 때, 직무범위를 넘어 대한민국에 불이익을 초래하는 행위를 했을 때, 그밖의 명예영사로서 적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는 사유가 있을 때 해촉할 수 있다.
bin198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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