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영환 "중국 전기고문, 처음부터 폭로하려고 했다" "나머지 한국인 3명도 수갑찬채 의자에서 자는 고문 당해"
"전기고문 후엔 한달간 수갑차고 의자에서 취침...양치질·세수도 못하게 했다"
"어차피 밝힐 생각이었다. 중국으로부터 고문을 당한 일을 그냥 넘길 수 있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중국에서 114일 동안 강제 구금됐다 최근 석방된 북한인권운동가 김영환(49)씨는 30일 밤 뉴스1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자신이 중국 당국으로부터 당했던 고문의 구체적인 상황을 설명하게 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앞서 25일 가진 석방 기자회견에서 김씨는 중국 당국으로부터의 물리적 고문이 있었음을 밝혔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고문이 가해졌는지에 대해선 언급을 삼갔다. 자신이 중국에서 당했던 고문에 대해 구체적으로 증언할 경우 중국에 남아 있는 한국인 북한인권운동가들에게 해가 갈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김씨는 "중국 공안들이 고문 내용을 한국에서 발설할 경우 나 뿐만 아니라, 유관단체 회원과 동료들, 심지어 가족들까지 반정부 인사로 규정짓고 중국 입국시 불이익을 주겠다고 협박했다"며 "중국에 남아 있는 이들의 신병이 확보된 이후 구체적인 고문 사실을 공개하려 했다"고 말했다.
단, 본의 아니게 고문의 구체적 내용들이 정보기관과 주변 사람들을 통해 알려지게 돼 더이상 공개를 늦추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김씨는 설명했다.
김씨가 중국 국가안전청에서 받았던 고문은 '전기고문'과 '잠 안재우기 고문'이었다. 4월 15일 부터 이틀동안 전기봉을 이용한 전기고문을 당했으며, 4월 10일부터는 약 일주일간 잠을 자지 못했다.
김씨는 "1~2초 정도 잠깐 잠만 들어도 중국 공안이 바로 옆에서 발로 땅을 차거나, 손이나 주먹으로 등을 가격해 잠을 깨웠다"고 말했다.
또 "정신적인 압박 수단으로 한달여 동안 양치질이나 세수도 하지 못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3월 29일 체포된 직후부터 18일동안 묵비권을 행사하다 지속된 고문을 이기지 못하고, 4월 16일 묵비권을 풀었지만, 이후에도 한달 여 동안 수갑이 채워진 상태에서 의자에서 잠을 자야만 했다. 특히 이 가혹행위는 당초 알려진 바와는 달리 김씨와 함께 체포된 나머지 한국인 3명도 당했다고 김씨는 설명했다.
4월 26일 이뤄졌던 1차 영사 면담 이후의 우리 외교 당국 대응에 대해선 다소 간의 서운함을 표시했다.
김씨는 당시 '인권침해적인 부분이 있냐'는 우리 영사의 질문에 "여기서 그런 걸 말할 수 있습니까"라고 대답해 사실상 고문 등 가혹행위가 이뤄지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알렸다.
그는 "내가 그렇게 대답한 것은 우리 정부에 도움을 요청할 의도가 있었기 때문이다"며 "당시 내 이야기를 들은 현지 영사도 다소 놀라는 표정이었다"고 회고했다.
김씨는 "1차 면담이 이뤄진 후 늦어도 2주 후에는 다시 영사 면담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2차 면담은 약 한달 반 뒤인 6월에야 성사됐다.
그는 "외교 당국이 석방을 위해 많은 애를 썼다고 생각한다"면서도 "1차 영사 면담이 왜 체포된지 29일만에 이뤄졌는지에 대해선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해 우리 외교 당국의 초기 대응에 문제가 있었음을 지적했다.
중국이 우리 정부의 재조사 요구에 따라 고문 행위가 있었음을 인정할 가능성에 대해선 "지금까지의 중국 정부가 보였던 관례로 봤을 때 가능성이 대단히 낮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중국이 또다시 고문 사실을 부정할 경우 대응에 대해선 "동료들과 협의하고 있다"고만 말하고 구체적인 설명은 미뤘다.
이번 사건이 북한인권운동가로서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냐는 질문에 그는 대체로 부정적이지만, 긍정적인 부분도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씨는 "내 개인적인 입장은 차치하더라도 최근까지 우리들이 오랫동안 기반을 쌓으며 준비해 온 것들이 많이 무너졌다"며 깊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반면 "김영환이라는 인물이 알려지며 북한인권운동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많아지게 된 측면도 있는 것 같다"며 평가했다.
그는 "북한인권운동에 대한 후원을 약속하시는 분들도 있고, 고문에 대한 사실이 알려지며 어떤 분은 보약을 해주겠다는 등 따뜻하게 대해주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bin198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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