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 효과 이르면 이달부터

유가 10~20% 대폭 상승 우려

평통사 회원들이 로버트 아인혼 미국 국무부 대북·대이란 제재 조정관의 외교부 방문에 맞춰 17일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날 아인혼 차관보는 김재신 외교부 차관보를 만나 이란원유 수입감축을 요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 News1 박철중 기자

오는 7월 1일부로 유럽연합(EU)이 이란산 원유 수송선에 대한 보험 제공을 중단키로 결정한 것과 관련, 이 때문에 결국 우리의 원유 수입도 중단됨으로써 유가폭등 사태가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EU의 보험 중단 효과는 7월이 아니라 사실상 이달말부터 나타날 수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21일 외교부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최근까지 EU회원국들을 대상으로 EU 역외국들에 대한 보험금지 조치에서 한국을 예외로 인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아직 EU가 이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내놓고 있지 않고 있어 사실상 우리 측 요청이 거절당한 상태인 것으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EU가 원유 수송선에 대한 보험을 중단하는 경우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던 국내 정유사들은 사실상 이란산 원유수입이 불가능한 상태에 이를 수 밖에 없다.

미국계 보험사를 제외하면, 유조선 1척당 1조원 이상 필요한 원유 수송 보험을 감당할 수 있는 보험사가 유럽계 기업 말고는 없기 때문. 

외교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 이날 뉴스1 기자와 만나 "계속해서 EU회원국들과 이야기를 해봐야겠지만, (우리 측 요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며, 특히 "EU가 이란산 원유 수송선에 대한 보험을 끊을 경우, 사실상 이에 대한 여파는 이달 말부터 시작될 수도 있다"고 수입 중단이 이달말부터 현실화할 수 있음을 인정했다.

EU가 보험중단을 선언한 시점은 7월 1일이지만 원슈 수송이 보통 30~40일 가량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달 말 선적되는 원유부터 해당되기 때문에, 석유 수입 중단의 시점도 그만큼 빨라진다는 뜻이다.

때문에 이란산 원유수입이 중단되는 경우 국내 유가가 대폭 상승, 석유 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란은 세계 4대 원유 수출국으로 우리나라 수급 비중에서 9~10%를 차지한다. 이란산 원유의 국내 수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국내 석유가격은 10~ 20% 가량 뛸 것이라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다만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정부는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 가능성이 제기된 올초부터 기업들에게 혹시 있을 지 모를 상황에 대해 준비를 잘 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해왔다"면서 "이미 국내 대형 정유사들은 대체 물량을 상당 부분 확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혀 시장에 주는 충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관계자는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 여부에 대해서는 오는 2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1(독일)과 이란 간 협상도 중요한 변수가 되는 만큼 그 결과를 일단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bin198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