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는 보호 축소·이란은 경고…기로 선 韓 '호르무즈 파병'
美, 상선 방공지원 하루 두 차례로 집중…호르무즈 통항 한 자릿수까지 급감
이란 "군사 참여시 심각한 결과" 경고…14일 이란·걸프국 협의 분수령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미국으로부터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군사적 기여를 요청받은 정부가 참여 여부와 수준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현지 안보 상황이 악화하는 가운데 이란이 한국의 군사적 참여에 공개적으로 경고장을 보내면서 미국의 동맹 차원 요구와 대이란 관계, 재외국민 안전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
13일 외교가에 따르면 정부는 미국 측의 요청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에서 우리 군이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파병 여부나 구체적인 참여 방식은 결정하지 않았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미국과 이란이 상대측 유조선과 상선 등을 공격하면서 상업 선박의 통항이 한 자릿수 수준까지 급감하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도 기존의 광범위한 야간 항공 방어 대신 하루 중 특정 시간대에 통항하는 선박에 방어 역량을 집중하는 방향으로 보호 체계를 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한된 전력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조치지만, 호르무즈 해협의 안보 불확실성이 그만큼 커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는 현지 상황과 우리 군의 활동 여건 등을 파악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방부가 파견한 현지조사단은 최근 현지에서 임무 수행 여건 등을 점검한 뒤 귀국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지난 11일 아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과 통화하고 한국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 조 장관은 파병 문제와 관련해 "결정된 것이 없다"고 설명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에서 모든 선박의 자유롭고 안전한 통항이 조속히 회복돼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란이 한국의 군사적 참여 가능성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란은 한국이 미국 주도의 군사 활동에 참여할 경우 "심각한 결과"가 있을 수 있다는 취지로 압박하고 있다.
정부로서는 미국의 군사적 기여 요청을 외면하기 어려운 동시에 이란과의 외교 관계와 중동 지역에 체류하는 우리 국민의 안전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실제 군 병력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활동할 경우 임무의 성격과 범위에 따라 이란이 이를 대이란 군사행동으로 받아들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직접적인 전투 임무보다는 해상초계나 기뢰 제거 등 자유항행을 지원하는 비전투 분야의 기여가 대안으로 거론된다. 미국의 요청에 일정 부분 호응하면서도 이란과의 직접적인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방식이다.
정부의 최종 판단에는 오는 14일 예정된 이란과 걸프 국가들의 호르무즈 관련 협의 결과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협의를 계기로 역내 국가들이 선박의 안전한 통항과 긴장 완화를 위한 해법을 마련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정부는 현지 안보 상황과 관련국 협의 결과, 국방부 현지조사단의 점검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기여 여부와 구체적인 수준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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