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오리처럼 적진 코앞까지…軍, 해저케이블·기뢰 찾는 수중로봇 개발

ADD, 해양생물모사 소프트로봇 기술 신규 착수
서·남·동해 위협세력 분석…감시·정찰·접근·추적·군집작전 연구

자료사진. 2026.1.5 ⓒ 뉴스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우리 군이 가오리처럼 지느러미를 움직여 수중에서 은밀하게 이동하며 해저케이블과 기뢰 등을 탐지하는 수중로봇 개발에 나선다. 여러 대의 로봇을 군집으로 운용해 감시·정찰과 접근·탐색·추적 임무를 수행하는 전술개념도 함께 연구한다.

3일 방산업계 등에 따르면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올해 미래도전국방기술 사업으로 '초근접 임무를 위한 해양생물모사 기반 소프트 로봇 기술' 과제를 신규 착수하고 관련 위탁연구기관 선정에 들어갔다.

미래도전국방기술 사업은 기존 무기체계의 성능 개량이나 단기 전력화를 넘어, 미래 전장에서 활용 가능성이 큰 신개념·고난도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국방 연구개발 사업이다. 인공지능(AI)과 무인체계, 로봇, 자율화 기술 등 아직 군에 본격 도입되지 않은 분야를 대상으로 기술 가능성과 군사적 활용성을 함께 검증하는 성격이 강하다.

ADD는 우선 실제 가오리와 유사한 형태인 '만타형' 수중로봇의 유영 방식을 연구한다. 프로펠러 대신 지느러미의 진폭과 주파수, 위상차 등을 조절해 직진과 선회 등 다양한 움직임을 구현하는 방식이다.

ADD는 2029년까지 만타형 수중로봇의 유영운동과 유체력의 관계를 분석해 수학모델을 만들고, 이를 토대로 유영 제어기와 시뮬레이션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관련 위탁연구는 31개월간 진행된다.

수중로봇을 가오리처럼 헤엄치게 하는 것을 넘어 실제 군사작전에 투입할 수 있는 방안도 연구한다.

ADD는 별도의 '해양생물모사 로봇 운용 시나리오 모델 연구'를 통해 서해·남해·동해의 작전환경과 이 로봇이 상대할 수 있는 한반도 주변 위협세력을 분석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감시·정찰과 접근·탐색·추적 임무를 구체화하고, 한 대를 단독 운용하는 방식뿐 아니라 여러 대를 군집으로 투입하는 복합작전 개념도 수립할 방침이다.

전자기·중력 등 '비음향 탐지' 기술도 개발

아울러 군사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전술개념과 전술교리안을 만들고 실제 작전에 필요한 성능 요구사항까지 도출한다는 게 ADD의 계획이다. 이 연구는 2028년까지 진행될 전망이다.

해외에서도 생체모방 수중로봇 개발은 이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플라이언트 에너지 시스템'(Pliant Energy Systems)이 유연한 핀을 파동 형태로 움직이는 무인 수중로봇 'C-Ray'를 개발해 해저 조사와 구조물 점검, 기뢰 탐지 등의 활용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다.

중국 역시 실제 가오리처럼 움직이는 생체모방 수중로봇을 공개한 바 있다. 중국 측은 이 로봇이 장거리 잠수와 정찰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번 연구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소나 등 음향센서에만 의존하지 않는 '비음향 탐지' 기술이다.

ADD는 소형 생체모방 로봇에 기존 함정 중심의 대형 음향센서 체계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전자기와 중력 등 비음향 센서를 활용해 표적 신호를 탐지하는 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연구 대상에는 해수면과 수중, 해저의 이상체가 포함된다. ADD는 연구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생체모방 로봇이 초근접 임무를 수행하려면 해저케이블과 기뢰 등을 정확히 식별할 수 있는 비음향 기반 이상체 탐지 모델이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ADD는 2029년까지 전자기 탐지기법을 비롯해 여러 종류의 비음향 센서를 함께 사용하는 탐지기술과 센서 데이터 융합기술을 개발하고, 해역과 해양 환경에 따라 탐지 성능을 예측할 수 있는 기술도 확보한다는 목표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