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DX 전력화 지연 교훈됐나…함정 건조, '통합 계약'으로 절차 줄인다

적기 전력화 등 이유로 일부 사업 단계 묶어 통합 계약 추진
'함정 건조 역량 유지' 평가 항목 신설도…신규 수요 감소 등 변화 고려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조감도(한화오션 제공) ⓒ 뉴스1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방위사업청이 함정 무기체계 사업의 일부 절차를 묶어 체결하는 '통합 계약' 도입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에 나선다. 3단계로 나눠진 함정 건조 사업 절차마다 사업자를 선정해야 하는 과정을 줄여, 사업 지연과 과도한 경쟁을 막는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2일 군 당국에 따르면 방사청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함정 무기체계 제안서평가 평가항목 및 배점'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통상 함정 무기체계 사업은 기본설계→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사업 계약 역시 단계별로 분리돼 순차 체결됐다. 기본설계를 따낸다고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가 보장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하지만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의 발전으로 무기 획득 기간 단축이 중요해졌고, 비용 절감과 사업 연속성 확보를 위한 통합 계약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방사청은 과거엔 기본설계를 따낸 업체에게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사실상 수의계약 방식으로 맡겼는데, 최근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부터 이 같은 관행이 사라지면서 절차 진행의 효율성을 위한 장치가 필요하게 됐다.

단계별로 계약을 분리해 추진할 경우 다음 절차로 넘어갈 때 발생하는 기업 간 수주 경쟁과 법적 분쟁, 이에 따른 사업 지연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KDDX 사업은 HD현대중공업(329180)이 2023년 12월 기본설계를 끝낸 뒤 2024년부터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사업자 선정 방식을 두고 HD현중과 한화오션(042660) 간 경쟁이 심화하며 사업 착수가 지연됐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2월엔 해군참모총장이 업체에 직접 서신을 보내 주요 함정의 전력화 차질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기도 했다.

KDDX 사업은 경쟁입찰을 거쳐 한화오션이 최종 사업자로 선정되었으며, 지난 7월 말부터 사업이 추진 중이다. 다만 사업 착수 시점이 예정보다 2년가량 지체되면서 전력화 지연뿐만 아니라 최신 기술의 적기 반영 부족 등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방사청은 이번 연구를 통해 현행 계약 체결 기준에 부재했던 통합 계약용 평가 항목과 배점 기준을 선제적으로 정비할 방침이다. '기본설계'와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묶는 부분 통합은 물론, '후속함 건조'까지 전 과정을 하나로 통합하는 방식 전반도 검토한다.

이 외에도 방사청은 함정 신규 소요 감소, 내부 탑재 장비 최신화에 따른 성능 개량 수요 증가 등 최근 함정 사업 업계 변화 추세를 고려해 기업들의 건조 역량 유지를 유도하는 평가 기준 신설도 같이 연구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기존 정성평가로 진행되던 '자원 보유 현황'을 정량평가로 전환하는 방안을 살피는 한편, 함정 성능개량 사업 평가 시 기존 탑재 장비와의 체계통합 및 개조 역량을 검증하기 위한 맞춤형 평가 항목도 신규 도입할 예정이다.

kimye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