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철 "韓, 北 억제 역량 충분하지만…한미가 함께하는 게 더 좋다"
美 전략적 유연성, 숫자보단 능력 봐야…핵잠 도입은 대북 억제력 높여
"우리 군, 신속하고 영리하다…미국도 인정"
- 김예원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이재명 정부의 두 번째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강신철 전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이 과거 한 유튜브 영상에 주한미군이 없어도 우리 군 자체 역량으로 북한을 막을 충분한 억제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다만 강 후보자는 "그렇더라도 한미동맹이 함께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더 좋은 선택"이라며 주한미군 철수에는 반대한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강 후보자는 지난 1월 유튜브의 '지식인사이드' 채널에 출연해 주한미군이 없어도 한국이 북한을 방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사회자(한석준 아나운서)의 질문에 "결론적으로 우리 군은 주한미군 없이도 자체 역량으로 대북 억제가 가능하며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강 후보자는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은 물론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을 지내는 등 우리 군 및 한미 합동작전에 있어 '전략통'으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이러한 관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다만 강 후보자는 "(한국이 대북 억제를) 혼자 한다는 건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 그래서 동맹이 필요한 것이다"라며 "현대전에서는 많은 국가와 협력해야 하기 때문에, 소위 세계 1위 국가인 미국도 혼자 하는 것을 피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한미군의 철수는 있어서는 안 되고, 그런 생각도 할 필요가 없는 것 같다"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강 후보자는 그러면서도 "혼자 할 수 있는 힘은 키워놓는 게 올바른 방향"이라고 언급하며 정부가 속도를 내고 싶어 하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의 중요성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강 후보자는 주한미군의 한반도 철수 시 제기되는 안보 및 정보 공백 우려에 대해선 "미국이 떠난다고 해도 우리에게 지원을 못 해주는 시스템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주한미군이 떠난다면 안보 공백이 문제가 아니라 떠난다는 메시지 그 자체가 더 중요하다"라며 주한미군의 철수는 안보 공백보다 외교적 사안으로 접근해야 할 문제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강 후보자는 각국 주둔군의 역할을 확대해 여러 주둔군이 '특정 지역의 최대 위협'에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기조가 한반도에 미칠 악영향을 묻는 질의엔 "무조건 우리의 안보에 구멍이 뚫리거나 억제력이 약해진다고 보긴 어렵다"라고 밝혔다.
이어 "과거 주한미군의 능력을 100(점)으로 보면, 그 능력이 200, 300(점)으로 발전한 지금은 그 일부를 전략적 유연성 차원에서 떼어내도 한반도 방어에 필요한 전력의 규모는 여전히 100(점) 이상으로 유지될 수 있다"라며 "숫자의 문제보단 능력과 성능의 문제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 육군이 구상 중인 '다영역 작전 부대'는 소수의 부대원들이 전자전, 장거리 타격, 사이버 공격 능력 등을 고루 갖추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이는 주한미군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어떤 무기체계 하나를 거론하는 것보다 북한에 주는 메시지가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0월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합의로 추진 중인 한국형 핵추진잠수함 도입에 대해 강 후보자는 "핵잠 보유는 지속적이고 은밀한 대북 억제력을 가진다는 뜻이며, 해양 교통로 통제나 방산·원자력·조선 분야의 2차 파급효과가 크다"라며 "미국의 신뢰를 얻어 한미동맹이 더 성숙해졌으며, 강대국이 아니라 우리가 스스로 한반도 안보를 규정할 수 있다는 전략적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북한이 가장 무서워하는 우리 군의 역량에 대해 강 후보자는 "공군력과 정보력, 지휘통제 능력"이라며 "적과 아군의 위치를 명확히 파악하고 통제하는 시스템의 격차가 북한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강 후보자는 2023년 10월부터 전역할 때(2025년 9월)까지 약 2년가량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직을 수행했다. 강 후보자는 "부사령관뿐만 아니라 연합사에 근무하는 한국군들은 국익을 대변해야 하는 상황, 일종의 협상이 필요한 상황을 자주 마주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측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한 '무기'로 '물리·통계·심리적 설득 전략'을 썼다"라며 "미군은 '팩트'를 갖고 얘기하면 '오케이'라고 답하지만, 팩트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답을 잘 안 하기 때문에 이 '물리적' 설득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했다.
또 "팩트가 맞아도 국익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질 때면 통계를 많이 제시했다. 통계는 결국 역사"라며 "저는 미국 측 장교들의 기본 교재와 같은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의 내용을 인용하면서 공감을 끌어낼 수 있었다"라고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두 가지 방법이 안 통하면 마지막으로 '심리'를 공략하곤 했다"라며 "양쪽 정부의 입장은 다 이해하지만 군인 대 군인으로 얘기해 보자, '전투복 대 전투복'으로 이야기해 보자고 하는 게 잘 통할 때가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또 강 후보자는 한국군이 갖고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강점 중 하나로 '자유'를 꼽았다.
강 후보자는 "군대 용어 중 '임무형 지휘'라는 게 있다. 목표를 정해주면 하급 지휘관은 임무를 완수하기 위한 방안을 비교적 자유롭게 찾고, 상급 지휘관은 이를 지원해 주는 개념이다"라며 "이런 방식으로 확인한 것은 우리 용사들이 영리하게 임무를 달성하는 힘이 엄청나다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기획과 계획, 업무 추진력 측면에서 미 측이 (우리를) 경이로워한다"라며 "한국군의 기획력은 굉장히 창의적이고 꼼꼼하며, 속도에 민감해 추진력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후보자가 장관으로 최종 임명되면 이 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한미 간 핵추진잠수함 도입이나 전작권 전환을 위한 정책 추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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