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우수기술 군으로 끌어들이려면…"품목 제한 풀고 절차 간소화해야"
군 첨단기술 도입에 최적화된 제도지만 업체 참여 저조
제도 활성화 위해선 진입 장벽 낮추고 절차 중복 없애야
- 김예원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민간의 우수한 기술을 국방 분야에 신속히 도입하기 위한 '전력지원체계 업체투자 연구개발' 제도가 까다로운 품목 제한과 과도한 행정 절차 탓에 업체 참여가 저조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제도적 진입장벽을 낮추고 절차를 간소화해 민간 투자를 적극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31일 오택영·최공영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이 공동으로 작성한 '전력 지원체계 업체투자 연구개발 활성화를 위한 정책 개선 방향'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전력 지원체계 업체투자 연구개발은 정부투자 연구개발의 반대 개념이다. 과거 업체들의 사업비리 및 지연 문제 등 부작용으로 폐지됐다 지난 2017년 필요성에 의해 재도입됐다.
업체가 자체 기술력 및 자금을 들여 군 관련 품목을 개발하면 국방부 및 소요 군이 이를 검토 후 사업에 착수하는 형태로 추진된다. 업체는 개발 완료 후 발급받은 확인서로 수의계약에 참여할 수 있으며, 수의계약은 최대 5회까지만 가능하다.
업체가 비용을 일부 부담한 경우 결과물을 국가와 공동 소유하는 것도 허용된다. 정부 입장에선 예산을 투입하지 않고서도 민간의 뛰어난 기술을 군에 신속히 도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첨단 기술의 국방 적용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제도는 군 물품의 적기 전력화와 첨단 현대화를 이끌 유용한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보고서가 2017년 재도입 직후 2025년 6월까지의 업체투자 연구개발 산업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금까지 접수된 23건의 과제 중 10건이 승인, 11건이 불필요 판정, 2건이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승인된 10건 중 협약이 체결된 사업은 총 7건으로, 이 중 6건이 성공적으로 완료돼 전반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구축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오 연구위원 등은 대상 품목 제한 규정, 과도한 행정업무 부담 등으로 인해 업체들의 참여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연도별 접수 현황을 보면 2021년 6건 접수를 제외하고는 업체 참여가 연평균 2~3건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협약 체결 업체들은 기존 군수품 개발 및 조달 사업에 참여해 온 업체들이 대부분"이라며 "경험이 부족한 신규 업체의 경우 제안 과제가 불필요 판정을 받는 사례가 적지 않았으며, 제안 과제의 승인율은 5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사업 제안 및 승인 단계에선 △대상 품목 제한 규정 △소요 결정 단계에서의 이견 △업체일방의 단일 연구개발 △홍보 및 접수 시스템 부족 △자금 여력 부족에 따른 투자 부담 등이 주요 장벽으로 지적됐다.
체계 개발 단계에선 △과도한 행정 업무 △시험평가 항목 과다 설정 및 평가 인력 부족 △세밀한 규격화 도면 요구 등 복잡성 △군부대 협조 확보 어려움이 한계로 언급됐다. 조달 단계에선 높은 비용 부담 대비 낮은 수익성 등이 업체들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업체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제도를 활성화하기 위해 보고서는 △연구개발 대상 품목 제한 조항 삭제 △군-업체 간 이견 완화 대응팀 구성 △사업 추진 시 업체 투자 연구개발 사전 채택△연구개발 제안서 온라인 접수 등 접근성 제고 등 4가지 방안을 제안했다.
국방전력발전업부훈령에 따르면 최근 5년 내 조달 실적이 없거나 복수의 경쟁적 조달원이 없는 신규 품목의 경우 업체 연구 개발에서 제외된다. 보고서는 해당 단서 조항을 삭제하거나, 기존 실적 및 경쟁업체 유무와 상관없이 군이 필요하다면 기업이 개발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진입 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분석했다.
또 국방부, 소요군, 국방과학연구소 등으로 구성된 대응팀을 마련해 군과 업체 간 이견을 초기부터 최소화하고, 군이 소요를 이미 확정한 품목이라도 필요시 업체 연구 개발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경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연구 개발 제안서를 온라인으로 접수하고, 타 부처 지원 프로그램과 연계해 업체들의 투자 비용 부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체계 개발 단계에선 체계 요구조건 검토 등 중복 절차를 삭제하고, 참여업체의 품목 규격화 등 업무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전문 컨설팅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조달 단계에선 업체 연구 개발에 한정해 업체에 지식재산권 단독 소유를 인정하고, 신규 개발 대비 비용 부담이 적고 성공 가능성이 큰 성능개선 분야에 대해선 업체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kimyewo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