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시로 절반 축소된 UFS 공식 종료…北은 조롱·미사일 도발

훈련 기간·FTX 횟수 절반 축소…北 반격 훈련은 진행 못해
'북미 대화' 위한 유화책 펼쳤지만…북한은 '무더기 미사일'로 기싸움

21일 경기 평택시 팽성읍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에 장비들이 계류되어 있는 모습. 2026.8.21 ⓒ 뉴스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한미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Ulchi Freedom Shield)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지시로 예정보다 일주일가량 단축되며 21일 조기 종료됐다.

이번 훈련은 고도화하는 북한군의 군사적 역량에 대응해 한미 상호 운용성을 강화하고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앞둔 한국군의 지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였지만, 북한의 남침에 공세적으로 대응하는 반격 연습이 취소되고 연합연습과 연계해 실시하는 야외기동훈련(FTX)도 대폭 축소되며 반쪽짜리 훈련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

장도영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과 라이언 도날드 주한미군사 공보실장이 지난 1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2026 UFS연습(을지 자유의 방패) 한미 공동브리핑' 후 악수하고 있다. 2026.8.10 ⓒ 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훈련 기간·FTX 횟수 절반 축소…北 공격에 대한 '반격 훈련'은 시작도 못해

군 당국에 따르면 한미는 이날 오후 예정된 UFS 훈련 일정을 끝으로 연습을 종료했다. 지난 17일 훈련이 시작된 지 약 일주일만으로, 북한의 남침을 상정한 닷새간의 '방어 연습'(1부)만 진행한 채 마무리 수순을 밟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 훈련 일정은 27일까지로, 후반부엔 북한 공격에 공세적으로 대응하는 2부 연습인 '반격 연습'이 예정돼 있었다.

연습과 연계해 시행하는 대대급 규모의 FTX 역시 총 14건에서 7건으로 축소된다. UFS는 한미가 사전에 정한 시나리오에 따라 시뮬레이션하는 지휘소연습(CPX)을 중심으로 진행하되, 실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훈련 기간 FTX를 연계해 시행해 왔다. 7건의 FTX는 원래 UFS 종료 예정일(27일) 하루 뒤인 28일까지 분산돼 시행되며, 남은 7건에 대해선 한미가 연내 추진 시점 및 규모를 다시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연습은 미국·이란 전쟁, 북한의 러시아 파병 등 최근 현대전에서 얻은 전훈 분석 결과를 시나리오에 반영하고, 전작권 전환을 앞두고 한국군의 지휘 역량을 보강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비록 2022년 연합연습에서 전작권 전환을 위한 2단계 과정인 완전운용능력(FOC) 평가가 완료되긴 했지만, 지휘구조의 안정성과 실제 작전 수행 능력을 지속해서 보완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합동참모본부(합참) 역시 지난 10일 한미연합사와 진행한 공동 브리핑에서 "양국이 합의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준비를 지속 추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번 연습을 통해 한국군 주도의 연합작전 수행 능력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국방부는 전반부 연습에서 이미 상호 합의 기준에 의거한 한미 공동평가가 실시됐기 때문에 전작권 전환 추진엔 지장이 없다는 입장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 역시 지난 20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력전'을 비롯한 2개의 평가를 UFS 1부에서 이미 실시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전작권 전환은 최초작전운용능력(IOC)→완전운용능력(FOC)→완전임무수행능력(FMC)의 평가 및 검증 단계를 거치는데, 정부는 2022년 평가가 완료된 FOC 단계의 검증을 올해 마무리 짓고 전환 연도를 확정하겠다는 계획이다.

트럼프 '축소' 지시 이후 훈련 반토막 났지만…북한은 미사일 무더기 발사로 도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6.08.19 ⓒ 로이터=뉴스1

이번 훈련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훈련 첫날인 17일 돌연 대북 유화 제스처를 취하며 한미 연합연습을 축소할 것을 지시하면서 급하게 조기 종료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SNS에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 내가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예전부터 미국이 한국과 연합군사훈련을 하기로 동의해 온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라며 "한미 연합훈련은 비용이 많이 들고, 미국에 위협적이지 않고 우리를 존중해 온 국가들에 대해 부적절하고 적대적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 다음 날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공식 일정을 취소한 채 국방부 청사로 찾아 안규백 장관과 면담했다. 합참은 19일 '미 측의 제안'에 따라 UFS를 21일까지로 조기 종료하겠다고 발표했다. 미 전쟁부(국방부) 역시 UFS 연습 규모의 대폭 축소와 조기 종료를 공식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훈련 축소 지시는 올해 하반기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의 정상회담 추진을 염두에 두고, 북한을 자극하지 않음으로써 한반도 내 대화 모드를 조성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그간 한미 연합연습이 실시될 때마다 이를 '북침 전쟁연습', '침략전쟁 시연'으로 규정하며 강도 높은 비난 담화나 미사일 도발로 불만을 표출해 왔기 때문이다.

서울 중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 뉴스1 김진환 기자

하지만 이 같은 대북 유화책에도 북한의 반응은 냉담한 상황이다. 북한은 연습 축소 방침이 알려진 직후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 명의의 담화(19일)를 통해 "훈련의 규모나 기일이 줄어든다고 해서 도발적, 공격적 성격의 군사 연습의 본질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번에 축소된 연습 역시 이미 이전에 진행된 연합훈련으로 대체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주장해 한미의 대화 조성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

북한은 20일엔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10여 발을 무더기로 발사하는 무력시위에 나섰다. 김 부장은 두 번째 담화로 "돌연 훈련 축소를 지시한 트럼프의 말 한마디에 서울은 제일 즐겨하던 '전쟁놀이' 판을 거두어야 하는 가긍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라며 한국 정부와 군 당국을 향해 조롱 섞인 비난을 쏟아냈다.

북한이 한미의 양보에도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하면서, 이번 연합연습 축소가 한반도 평화 및 비핵화 협상이라는 성과를 끌어내기보다는 한미 연합방위태세만 약화해 안보 공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kimye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