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다녀온 김기현·곽상언 방중 거부한 中…정부, 문제 제기

외교부 "의원 활동 제한 일방조치, 한중관계에 도움 안돼"
주한 中대사관 "보도 내용 사실에 부합하지 않아"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2026.8.11 ⓒ 뉴스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중국 정부가 최근 국회 차원의 방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대만을 방문한 적이 있는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과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방문단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정부는 이를 국회의원의 정당한 활동을 제한하는 일방적 조치로 규정하고 외교채널을 통해 중국 측에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국회와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는 지난 19일부터 중국을 방문하는 일정을 추진했으나, 주한중국대사관이 이달 초 김 의원과 곽 의원을 "방중 명단에서 빼달라"라고 국회에 요청했다고 한다.

두 의원은 올해 각각 대만을 찾아 현지 당국자들과 만났다. 중국 측은 두 의원의 대만 방문 이력과 양안 관계 등을 거론하며 이들의 방중이 어렵다는 취지의 입장을 상임위 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정확히 확인하기 어렵지만 대사관 자체의 입장이라기보다 중국 본국의 입장으로 이해했다"라며 "두 의원을 빼고 갈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의원들끼리 논의한 끝에 이번에는 가지 않고 다음에 다시 추진하는 쪽으로 정리됐다"라고 전했다. 중국 측의 입장이 전체 방중 일정 취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입국을 거부한 중국 정부의 조치는 명백한 오만이자 대한민국과 우리 국회를 무시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어 "중국의 태도도 문제지만 그동안 저자세 외교로 외교적 입지를 스스로 약화시켜 온 이재명 정권의 미온적인 대응이 더욱 씁쓸하다"라고 주장했다.

외교부는 이날 "정부는 관련 보도를 인지하고 있다"라며 "우리 국회의원의 정당한 활동을 제한하는 일방적 조치는 바람직하지 않으며 한중관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하나의 중국'을 존중한다는 입장 아래 대만과의 비공식적 실질 협력을 증진해 나가고 있다"라며 "우리 국회의원들의 활동은 이러한 입장에 배치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외교 채널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중국 측에 분명히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주한중국대사관은 관련 보도 중 "적지 않은 내용이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라고 반박했다. 다만 어떤 내용이 사실과 다른지, 중국이 두 의원의 방중에 난색을 보이거나 방문단 제외를 요구했는지 여부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대사관은 "최근 몇 년간 중한(한중) 입법기관은 우호적인 교류와 협력을 유지해 왔고 올해 상반기에도 상당히 많은 한국 여야 국회의원들이 중국을 방문했다"라며 "앞으로 중한 입법기관 간 더 많은 중요한 교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국 간 교류는 상호 존중의 원칙에 따라 이뤄져야 하며 양국 간 정치적 신뢰를 증진하고 우호 협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라며 "한국 국회의원들과 함께 노력하며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한다"라고 덧붙였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