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조분의 1초' 레이저총으로 드론 격추?…軍, 미래 무기 연구 시작

고출력 에너지로 순식간에 타격…연속파 레이저와 개념 달라
"차세대 레이저 기술 검토…미래 무기체계 기획 자료 확보 차원"

방위사업청이 최근 '펨토초 레이저 필라멘테이션 개념연구'를 용역발주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펨토초 레이저 필라멘테이션'은 순간적으로 강력한 에너지를 내뿜는 단파 레이저에 혼합 전류를 가해 인공번개와 같은 전자기 충격파를 만들어 목표물을 직접 타격하는 방식을 말한다. 사진은 방사청이 제시한 펨토초 레이저 필라멘테이션 활용 무기체계 모사도. 2026.8.20./ⓒ 뉴스1(방위사업청 제공)

(서울=뉴스1) 김기성 기자 = 레이저 무기는 저렴한 발사 비용, 발사 시 완벽에 가까운 무반동, 직선 무기로서의 높은 정확도 등의 특징으로 군사 분야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는 목표물에 오랜 시간 레이저를 쪼아 고열을 발생해 목표물을 파괴하거나 기동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방식의 무기가 운용 중이지만 앞으로는 '레이저 총'처럼 순간적인 '인공번개'로 목표물을 파괴하는 무기가 전장의 '게임 체인저'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우리 군도 관련 무기의 기초 연구에 나섰다.

20일 군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최근 '펨토초 레이저 필라멘테이션 개념연구'를 용역 발주하고 연구 수행기관을 모집하고 있다. 개념연구는 본격적인 연구개발에 앞서 작전운용성, 기술 타당성, 소요 비용 및 위험 요인을 사전에 분석하고 구체화하는 초기 기획 연구다.

'펨토초 레이저'는 1000조분의 1초 만에 1TW(테라와트)급의 강력한 에너지를 내는 짧은 레이저를 말한다.

펨토초 레이저 필라멘테이션 기반 유도기술은 펨토초 레이저가 뿜어져 나오면 공기 중에 전기가 잘 통하는 이온화된 기체 띠인 '플라즈마 필라멘트'가 형성되고, 이 필라멘트에 혼합전류를 가해 인공번개와 같은 전자기 충격파(EMP)를 만들어 목표물을 직접 타격하는 방식이다. 똑같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영화 스타워즈에 나오는 레이저 총에서 총알 대신 뿜어져 나가는 짧은 레이저 줄기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기존의 레이저 무기들은 연속파 레이저를 표적에 장시간 쪼여 열에너지를 누적시켜 태우거나 관통해 파괴하는 방식이었다. 우리 군이 운용하는 대공 레이저 무기인 '천광', 이스라엘군이 운용하는 '아이언빔', 미 해군의 레이저 요격무기 '헬리오스'(HELLIOS)가 대표적인 연속파 방식 무기다. 펨토초 레이저 무기가 실전화한다면,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적의 무기체계를 파괴할 수 있는 혁신적 무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방사청은 "차세대 레이저 기술의 국방 활용 가능성을 사전에 검토해 미래 무기체계를 기획하고 그 소요를 검토하기 위한 기초 자료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면서 "장기무기체계 발전 방향에 반영해 핵심기술 과제를 만들고 이에 대한 연구개발을 위한 근거를 마련하는 등 무기체계 전력화를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가지고 추진하는 연구"라고 설명했다.

'장기무기체계 발전 방향'은 합동참모본부가 매년 말 국방전력발전업무 훈령에 따라 발간하는 문서로, 향후 8~17년 이상 장기 전력 증강 방향과 앞으로 도입할 무기체계를 제시하는 소요기획서다.

방사청은 이번 개념연구의 주요 과제로 우선 펨토초 레이저 기술이 민간에서 쓰인 사례를 파악하고 이를 무기체계로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이 무엇인지, 현재 국내에서 사용하고 있는 유사 기술과 이를 발전시킬 수 있는지 검토할 것을 요청했다. 또 해외의 유사 기술과 실사용 사례, 기술 개발 동향도 파악할 것을 요구했다.

펨토초 레이저 기술은 민간에서 안과 수술, 반도체 웨이퍼 절단 공정 등에서 쓰이고 있다고 한다. 이를 고출력 레이저로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지가 무기화를 위한 기술 개발의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방사청은 아울러 지상, 공중, 해양에서 펨토초 레이저 필라멘테이션을 어떻게 사용할지 운영 개념을 제시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예산 추계와 향후 추진 로드맵도 함께 설계해 달라고 요구했다.

일례로 해상의 경우 함정에 탑재해 적 함정·항공기·드론·미사일을 타격하는 상황을 상정할 수 있고, 공중에서는 항공기에 탑재해 적 지휘·통신시설이나 방공레이더를 타격하는 방안, 지상에서는 고정형 방공무기나 차량 탑재형 무기로 활용하는 등의 상황을 상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방사청은 펨토초 레이저로 인공적으로 번개를 형성해 대기환경 변화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는 만큼 기상조절무기체계의 국제법령상 저촉 문제나, 고려 사항도 함께 분석해달라고 요청했다.

goldenseagul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