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도끼 만행' 50주기 추모식…"한미 굳건한 결의 다진 희생"
보니파스 소령·배럿 대위 유가족 참석…"평화 도달하길 희망"
주한美사령관은 불참…트럼프 '연합훈련 축소 지시' 토의 전망
- 국방부 공동취재단, 김기성 기자
(파주=뉴스1) 국방부 공동취재단 김기성 기자 =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 50주기 추모식이 18일 제이비어 브런슨 유엔군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육군 대장)이 빠진 채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대대와 '돌아오지 않는 다리'에서 열렸다.
유엔군사령부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경기도 파주 JSA 경비대대 내 광개토체육관에서 고(故) 아서 보니파스 미 육군 소령(사건 당시 대위)과 고(故) 마크 배럿 미 육군 대위(사건 당시 중위) 50주기 추모식을 열었다.
이날 추모식에는 보니파스 소령의 두 딸 배스 보니파스와 메건 디코어 및 두 외손자녀, 배럿 대위의 조카 스테이시 애덤스, 유엔군사령부와 JSA 경비대대 관계자들과 사건 당시 현장에 있던 JSA 경비대원, 대성동 마을 주민 등 130여 명이 참석했다.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은 1976년 8월 18일 한미 양국 장병과 노무자들이 판문점 '돌아오지 않는 다리' 인근 한국 측 경비초소 시야 확보를 위해 미루나무 전지 작업 중 북한군 30여 명의 습격을 받아 보니파스 소령과 배럿 대위가 숨지고 다수의 장병이 다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1968년 김신조 남파 사건과 푸에블로호 납치 사건 이후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렀고, 한미 양국은 대규모 병력을 동원해 문제의 미루나무를 제거하는 '폴 버니어 작전'을 전개했다.
스캇 윈터 유엔군사령부 부사령관(호주 육군 중장)이 대독한 추도사에서 브런슨 사령관은 "1976년 8월 18일로부터 반세기가 흘러 세상은 변했지만 비무장지대의 근본적 진실은 변하지 않았다. 평화는 자연스럽게 주어지지 않고 그것은 지켜내고 쟁취해야 하며 때로는 피로써 그 대가를 치러야만 한다"면서 "두 사람의 희생은 대한민국과 미국의 흔들림 없는 결의를 굳건히 다졌다"라고 밝혔다.
이어 "두 사람이 남긴 살아있는 유산은 폭력을 이겨내는 굳건한 의무의 유산이며 우리 모두 생을 뛰어넘어 영원히 지속할 평화에 대한 헌신"이라고 덧붙였다.
보니파스 소령의 딸 배스 보니파스는 추도사를 읽는 동안 눈물을 훔치며 "아버지를 여윈지 어느덧 5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다. 당시 우리 남매는 고작 여덟 살, 여섯 살, 그리고 세 살이었다"면서 "어른이 된 지금에야 비로소 아버지의 용기와 인품, 그리고 숭고한 희생의 가치를 온전히 이해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추모식에 이어 유가족과 군 관계자들은 사건의 발단인 미루나무가 잘려 나간 자리에 세워진 표지석으로 이동해 헌화하고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고가 발생한 미루나무로부터 약 50m 거리에 돌아오지 않는 다리가 자리 잡고 있고 한 측 경비초소가 자리 잡고 있었다. 그 주변으로 JSA 경비대대 소속 장병들이 권총을 휴대한 채 도로를 따라 경계근무를 서고 있었다.
보니파스 소령의 외손자 브레디 디코어(18)와 딜런 디코어(15)는 헌화에 앞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곳 중 한 곳에서 근무하면서도 외할아버지의 가장 큰 관심은 다른 사람들의 안전이었다. 50년이 지난 오늘 외할아버지의 삶을 이끈 가치를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어 감사하다"면서 "또 외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지키고 헌신과 희생을 기려 온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JSA 경비대대 장병 16명은 내외빈 헌화가 끝난 후 제병 지휘를 받아 보니파스 소령과 배럿 대위의 이름을 총 세 차례 부르고 대답을 듣지 못하는 방법의 전사자 호명 의식을 갖고 추모식을 마무리했다.
배럿 대위의 조카 스테이시 애덤스는 추모식 후 취재진과 만나 "평화로 나아가는 길은 때로는 길고 험난한 것 같다. 이 사건은 한국을 안전하게 지키고 북한의 침략을 막아야 한다는 하나의 목표 아래 한미 양국을 더욱 굳건하게 묶어줬다"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언젠가는 우리가 평화에 도달할 수 있으리라 믿고 그렇게 되길 희망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윈터 부사령관은 "브런슨 사령관이 한 시간여 전 헬리콥터에서 저에게 전화를 했다. (브런슨) 사령관이 긴급한 호출로 인해 부득이 참석하지 못하게 된 점에 깊은 유감을 표했고 대신 추도사를 전해달라고 부탁했다"라고 설명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간) 한미 연합연습 축소를 지시한 것에 따라 이를 이행하기 위해 지난 17일부터 진행 중인 하반기 정례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Ulchi Freedom Shield) 추진 긴급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런슨 사령관은 이날 오후엔 국방부를 찾아 안규백 장관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goldenseagul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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