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클로드로 전쟁하는데…"한국군, 군사 AI 단계적 자립해야"

"'단기' 한미 상호운용→'중기' 폐쇄망 AI→'장기' 독자모델 발전 필요"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이란 테헤란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다. 2026.03.05 ⓒ AFP=뉴스1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미국이 실제 전쟁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참모처럼 활용하는 단계에 들어선 만큼, 한국군도 데이터 주권을 지키면서 군사 AI의 단계적 자립을 서둘러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19일 한국국방연구원(KIDA)에 따르면 서영보 군사발전연구센터 연구위원은 'AI 전쟁의 시작: 이란 공습과 클로드가 우리군에 주는 함의'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을 상용 AI가 군사작전의 핵심 의사 결정 지원도구로 편입된 역사적 분기점이라고 평가했다.

서 연구위원은 앤트로픽의 생성형 AI 클로드(Claude)가 정보평가와 표적식별, 전장 시뮬레이션 등 작전 전반을 지원했다고 분석했다. 방대한 위성영상·감청정보 등을 빠르게 분석하고 표적 후보와 근거를 제시하는 한편, 적의 입장에서 대응 방안을 만들어보는 '레드팀' 역할까지 수행했다는 것이다.

다만 AI가 인간을 대신해 공격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었다. 서 연구위원은 최종 타격 결정은 인간 지휘관이 내리지만 AI가 판단의 속도와 규모, 정밀도를 크게 높이면서 전장의 '분석관이자 참모'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고 봤다.

우리 군이 미국의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는 데는 현시점에선 무리가 있다. 미군은 클로드를 팔란티어·아마존 웹서비스와 연계해 기밀망에서 운용한다. 한국군의 위성영상과 신호정보, 표적평가 자료 등이 외국 기업 플랫폼을 거칠 경우 민감한 군사 데이터의 통제권을 둘러싼 '데이터 주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서 연구위원은 이에 단기적으로 한미동맹의 틀에서 미군 AI 기반 정보분석 결과에 대한 상호운용성을 확보하고 연합훈련에서 데이터 공유체계를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중기적으로는 오픈소스 AI 모델을 한국군의 군사 데이터에 맞게 조정해 외부 인터넷과 분리된 폐쇄망에서 운용하고, 장기적으로는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과 국방 특화 AI 개발을 연계하면서 외국 플랫폼을 제한적으로 활용하는 '선택적 협력과 단계적 자립'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 연구위원은 기술 확보에 앞서 AI를 어디에 어떻게 활용할지 정하는 조직·교리·훈련체계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군사 AI 활용을 위한 별도 법제와 데이터 처리·저장·접근 기준을 마련하고, 한미 간 AI 정보체계 상호운용 표준과 데이터 공유 프로토콜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 연구위원은 "전쟁의 안개를 AI가 완전히 걷어낼 수는 없을 것이지만 AI는 그 안개 속에서 더 빠르게, 더 정확하게 움직일 수 있게 한다"라며 "바뀌고 있는 전쟁의 문법에 우리 군의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