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中 외교부장, 오늘 방한…급변 한반도 정세 속 '중국 역할' 주목
트럼프 '대북 유화 메시지'·李 '다자간 평화 체제' 제안 직후 방한
정부, 北 대화 복귀 위한 건설적 역할 당부 예상
- 윤주현 기자, 한상희 기자, 김근욱 기자
(서울=뉴스1) 윤주현 한상희 김근욱 기자 = 왕이 중국 외교부장 겸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19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공식 방문한다. 이번 방한에서 양국 외교장관은 양국 관계는 물론 한반도 정세에 대해 서로의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장관의 연이은 대북 유화 메시지와 이재명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체제 전환을 위한 다자 협의 제안이 나온 상황 속에서 한반도 정세에 대한 중국 및 북한의 입장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라는 관측도 나온다.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조현 외교부 장관의 초청으로 이날부터 20일까지 한국을 공식 방문한다. 두 장관은 회담과 공식 만찬을 갖고 양국 관계와 한반도 정세, 지역·국제 문제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
왕 부장은 20일 오전엔 청와대에서 이 대통령을 예방한다. 이 대통령은 한중관계 발전 방향과 역내 정세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안부를 전할 예정이다. 왕 부장은 같은 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도 회담과 오찬을 갖는다.
한중 양자회담을 위한 왕 부장의 방한은 2021년 9월 이후 약 5년 만이며, 한중 외교장관회담은 지난해 9월 베이징 회담 이후 11개월여 만이다.
이번 방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연합연습의 축소를 지시하고, 자신의 대화 제스처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응답했다고 밝힌 직후 이뤄진다. 한반도 정세가 급격하게 요동칠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에서 왕 부장이 한반도 정세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된다.
왕 부장은 지난 4월 북한을 방문해 김 총비서,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회담을 가진 만큼, 왕 부장의 발언을 통해 북한의 최근 대미 인식이나 향후 행보를 간접적으로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북한의 대외정책 기조,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중국의 공식적인 입장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우리 정부는 이번 회담을 통해 북한의 대화 복귀를 위한 중국의 역할을 재차 요구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아주 오래된 전쟁을 끝내기 위한 당사자들 간의 논의를 시작하자"며 한국전쟁 종전을 위한 다자 논의를 제안했다. 이를 통해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를 멈출 실효적 방안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힌 만큼, 조 장관도 왕 부장에게 정부 구상을 설명하고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진핑 주석이 다음 달 24일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왕 부장의 방한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의 구상을 중국 측에 전달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북핵 문제가 논의될 수 있도록 양측에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당국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께서 한반도 평화 공존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한 만큼, 이와 관련한 논의도 자연스럽게 진행되지 않을까 싶다"며 "한반도 평화 공존을 위해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는 논의의 구체적인 형식이나 당사자, 주체 등은 관련 당사국들과 계속 협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중국이 우리의 요구대로 북한 설득에 나설지는 불투명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전통적인 혈맹인 북한과 중국은 최근 고위급 교류를 늘리며 밀착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최근 중국은 북핵 문제에 있어 뚜렷한 입장을 내는 대신 대북 대화 재개를 위한 관련국들의 '동시 행동' 원칙을 강조해 온 바 있다.
한중 양국은 이번 회담에서 공동성명을 채택하지 않고 각자 회담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측 발표문에는 한반도 문제를 충분히 논의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길 가능성이 있지만, 중국 측은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해 이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gerra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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