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 중인 미활용 군용지, '생애주기'로 관리해야…통합플랫폼도 필요

현행 체계, 분류 기준 모호하고 정보 분산…관리 사각지대 발생
작전상 불필요한 군용지 반환, 상생 위해 필수적

미군 용산기지에서 반환된 부지의 일부인 서울 용산구 용산어린이정원 일대 모습. ⓒ 뉴스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안보지형 변화 등으로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 미활용 군용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선 군용지 관리체계를 생애주기적 관점에서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이를 통합 플랫폼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17일 이남석·곽한성·최서준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들이 공동으로 발간한 '생애주기 기반의 군용지 관리체계 개선 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군용지는 국유재산법 및 관련 훈령에 따라 크게 활용 군용지와 미활용 군용지로 나뉜다.

문제는 이 분류체계가 시간의 흐름에 따른 군용지 상태 변화와 관리 방식을 설명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가령, 국방부 소관 국유재산관리 훈령과 국방군사시설 이전 사업 관리 훈령에서 '미활용 군용지를' 서로 다르게 정의하고 있어 활용 군용지로 분류되는 사용 종료 부지, 군 유휴지와 같은 개념으로 혼동될 여지가 있다.

또 군용지의 경우 사용 종료 이후 미활용, 재활용, 처분 등 다양한 절차를 거치게 되는데, 단계별 현황이 일관된 기준으로 관리되지 않아 실제 정보와 등록 정보에 차이가 있는 경우가 많다. 이마저도 데이터 관리 주체가 국방부 및 각군본부로 분산돼 있어 군용지의 효율적 활용에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군용지는 국방·군사시설이 운영되는 안보 공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군이 주둔하는 지역사회와의 접점이기도 하다. 그 때문에 작전상 불필요한 군용지를 신속하게 식별하고 이를 민간 및 총괄기관에 반환하는 것은 민군 상생 측면에서 필수적인데, 보고서는 그 해결 방안으로 군용지를 생애주기(life cycle)에 따라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생애주기는 도시계획 및 도시사회학에서 사용하는 개념으로, 도시가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생성-성장-쇠퇴-전환의 과정을 겪는다는 관점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군용지 역시 도시 생태계 내 특수 공공자산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관점을 적용하기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생애주기를 고려한 군용지 관리체계 개선 방안으로 크게 5가지 안을 제시했다. 이는 △사용종료 예정 부지의 판단기준 명문화 △미활용 부지의 재활용 검토 시기를 사용 종료 이후로 조정 △사용종료부지에 대한 철거 예산 분리 편성으로 사전 조치 이행 촉구 △오염정화 기준 명문화 △생애주기 단계별 정보를 공유하는 플랫폼 기반 통합정보체계 구축으로 정리된다.

현행 군용지 관리체계에선 부지의 사용종료를 사용 부대장의 결심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는 미사용 군용지를 장기간 보유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이런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선 5년 등 특정 기한 내 구체적인 사용계획이 없는 부지는 사용종료예정부지로 분류하는 등 구체적 방침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현행 규정은 미활용 군용지로 등록돼야만 타군에서 이를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이땐 이미 시설물 철거 등이 완료된 후라 기존 시설물을 재활용하는 데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보고서는 사용종료예정부지 중 해당 군에서 재사용 계획이 없다고 판단한 재산을 사용종료 부지로 분류하되, 이를 국방시설통합정보체계에 등록해 각군 본부가 심의를 거쳐 재사용 여부를 검토하도록 하는 절차를 보완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사용 부지와 사용종료부지의 철거 예산을 구분해 편성함으로써 시설물 철거가 결정 시 빠른 예산 집행이 가능하게 하고, 오염정화 기준을 '현재 토지 사용 목적'으로 명시함으로써 토양오염 기준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군용지의 생애주기 단계별 현황이 체계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통합 플랫폼도 필요하다고 봤다.

보고서는 "2025년 하반기부터 국유재산 관리 정책이 처분에서 보유를 전제로 한 활용성 제고 방향으로 전환되는 점을 고려할 때 중장기 관리 전략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라며 "군 자체적으로 사용계획이 불명확하면 유휴지의 지자체 임대 등 외부 활용도 적극 모색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kimye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