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 주한미대사 곧 부임하지만…곧바로 '공식 활동' 못한다

이번 주 후반 한국 도착 예정…'신임장' 사본 제출은 8월 3일 이후
신임장 제출 때까지 대사로서 공식 활동 불가…경호 등 의전은 받아

미셸 스틸 주한미국대사. 2026.05.20.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미셸 스틸 신임 주한미국대사가 이번 주 후반 한국에 부임하지만, 우리 정부를 상대로 한 대사로서의 공식 외교 활동은 다음 달에나 본격화할 전망이다. 새로 부임한 대사가 밟아야 하는 '신임장 제출 및 제정' 절차 때문이다.

29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스틸 대사는 이번 주 안에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스틸 대사의 신원을 보증한다는 의미를 담은 신임장 제출은 내달 3일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한 외국대사가 정부를 상대로 제한 없는 공식 외교 활동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에게 신임장 정본을 제출하는 '제정식'을 치러야 한다. 다만 대통령의 일정 문제로 대사의 부임과 동시에 제정식을 치르기 어렵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주한 외국대사들은 외교부 의전국에 부임과 동시에 신임장 사본을 먼저 제출하고 대사로서 공식 활동을 개시한다.

스틸 대사 역시 한국에 입국하는대로 의전국에 신임장 사본을 제출하면 대사로서 활동을 개시하게 된다. 신임장 사본은 반드시 대사 본인이 제출할 필요 없이 실무선에서 행정 처리로도 제출이 가능하다. 다만 스틸 대사 측은 강상욱 외교부 의전장에게 직접 신임장 사본을 제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강 의전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해외 순방을 수행 중이기 때문에, 스틸 대사의 신임장 사본 제출은 강 의전장이 귀국하는 8월 3일 이후 이뤄질 수밖에 없다. 주한미국대사관 측과 외교부는 이미 관련 내용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임장 사본 제출 전에도 주한미국대사관 내부 업무를 수행하거나 기업인 등 민간 인사를 만나는 것은 가능하다. 우리 당국의 경호도 제공된다. 다만 외교부 장·차관을 비롯한 한국 정부 당국자들과의 공식 면담 등 주재국 정부를 상대로 한 공식적인 외교 활동은 제한된다.

신임장 사본을 제출하면 스틸 대사는 '대사 내정자'(Ambassador-designate) 자격으로 한국 정부 관계자를 접촉하는 등 대부분의 실무 활동에 착수할 수 있다. 외교부 장관이나 차관 등 고위 당국자와의 면담도 가능하다.

다만 대통령에게 신임장 원본을 제출하기 전까지는 관례상 대통령 등 3부 요인을 예방하거나 주한미국대사 자격으로 공식 언론 인터뷰를 하는 등 일부 고위급 외교·의전 활동은 제한된다.

이 대통령의 새 주한대사 대상 신임장 제정식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제정식은 통상 여러 나라 대사를 모아 진행하며 대통령 일정 등을 고려해 정해진다. 현재 신임장 제정을 기다리는 외국 대사는 4명가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스틸 대사는 쿠팡 등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 문제'를 직접 챙기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어 그의 부임과 동시에 나올 첫 메시지가 큰 주목을 받는 상황이다. 이 밖에도 대미 투자, 관세, 원자력 협력, 핵추진잠수함, 북핵 문제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한 스틸 대사의 '일성'에 따라 한미 관계의 흐름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틸 대사는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을 받아 청문회를 치른 뒤 지난달 미 상원의 인준을 통과했다. 한국계가 주한미국대사를 맡는 것은 성 김 전 대사(2011∼2014년 재임)에 이어 두 번째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