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ARF서 北에 대화 촉구…"한쪽 의지만으론 결실 못 맺어"(종합)
"北, 대화·협력 호응 기대"…ARF서 한반도 평화 노력 강조
EAS·한메콩 회의도 참석…남중국해·호르무즈 항행 자유 강조
- 한상희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23일 남북한이 모두 참여하는 유일한 역내 다자안보협의체인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북한을 향해 우리 정부의 대화·협력 노력에 호응할 것을 촉구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 중인 조 장관은 ARF 외교장관회의를 비롯해 동아시아정상회의(EAS)와 한·메콩 외교장관회의에 잇달아 참석했다. 조 장관은 북한과의 대화 재개 의지를 밝히고 남중국해와 호르무즈해협의 항행 자유 등 주요 지역 현안에 대한 정부 입장을 제시했다.
조 장관은 먼저 이날 열린 제33차 ARF 외교장관회의에서 주요 지역·국제 정세를 논의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ARF는 남북한과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27개국이 참여해 역내 정치·안보 현안을 논의하는 협의체다. 북한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참석하지 않았다.
조 장관은 ARF가 그동안 신뢰 구축과 예방외교, 대화와 협력 강화에 기여해 온 점을 평가하고, 이날 채택된 향후 10년간의 협력 청사진인 '마닐라 행동계획(2026~2036)'에 대한 우리 정부의 지지 의사를 밝혔다.
또 우리나라가 2027년 ARF 회기간 총회(ISG) 공동의장국과 2027~2029년 ARF 대테러·초국가범죄 회기간회의(ISM on CTTC) 공동의장국을 맡게 된 점을 소개하고, 올해 하반기 필리핀·미국과 함께 불법·비보고·비규제(IUU) 어업 대응 워크숍을 공동 개최하는 등 역내 안보협력 기여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조 장관은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은 역내 안보와 번영의 필수 과제"라며 "우리 정부는 평화롭게 공존하고 함께 성장하는 한반도를 구현하기 위해 일관되게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노력은 어느 한쪽의 의지만으로는 결실을 맺을 수 없는 만큼 북한이 우리 정부의 진정성 있는 대화와 협력 노력에 호응해 주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조 장관은 남북이 함께 참여하는 유일한 역내 다자안보협의체인 ARF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ARF에 불참하면서 한미일과의 다자외교에 관심을 갖지 않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회의에서는 상당수 회원국들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지속에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원국들은 한반도 비핵화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준수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북한의 대화 복귀와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의에서는 한반도 문제를 비롯해 남중국해와 미얀마 정세 등 역내 안보 현안이 폭넓게 논의됐으며, 다수 국가가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 유지와 대화를 통한 분쟁 해결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결과를 담은 의장성명은 회원국 간 문안 협의를 거쳐 채택될 예정이다. 논의가 길어지면 이르면 24일 또는 수일 뒤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 장관은 이날 오후 열린 제16차 EAS 외교장관회의에서도 "한반도의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을 실현하기 위해 인내심을 갖고 북한과의 대화 재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화와 외교를 통한 한반도 문제 해결에 EAS 회원국들이 지속적인 관심과 협조를 보내달라고도 당부했다.
참석국들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지속에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한반도 문제를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EAS는 아세안 11개국과 한국·미국·중국·일본·러시아·인도·호주·뉴질랜드 등이 참여하는 정상급 전략협의체다.
조 장관은 남중국해에서 항행과 상공 비행의 자유가 보장되고 유엔해양법협약(UNCLOS) 등 국제법에 기반한 해양 질서가 준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중국해 행동준칙(COC)도 국제법에 부합하고 제3국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방향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다시 고조되는 데 대해서는 우려를 표하고, 호르무즈해협을 포함한 모든 국제 해역에서 선박의 자유롭고 안전한 항행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얀마 문제와 관련해서는 폭력 중단과 당사자 간 대화 등을 담은 아세안의 '5개 합의사항(5PC)'에 기초한 해결 노력을 지지하고, 한국 정부도 인도적 상황 개선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시하삭 푸앙껫깨우 태국 부총리 겸 외교장관과 제14차 한·메콩 외교장관회의도 공동 주재했다.
한국과 태국·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베트남은 한·메콩 협력 15주년을 맞아 향후 5년간 디지털 전환과 기후 회복력·녹색 전환, 스마트 농업·농촌 개발 분야의 협력을 확대하기로 하고 이러한 내용을 담은 공동의장 성명을 채택했다.
조 장관은 메콩 지역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개발 격차 완화를 위해 공적개발원조(ODA)와 한·메콩 협력기금(MKCF) 등을 통한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국은 2013년부터 2025년까지 한·메콩 협력기금에 4000만 달러(약 590억 원) 이상을 출연했다.
angela0204@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