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외교장관, 22~23일 ARF 참석차 마닐라 방문
외교부 "남중국해 14국 공동성명 불참, 中 눈치 본 것 아니다"
"트럼프의 호르무즈 통항료 발언 정확한 배경 파악 중"
- 한상희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오는 22일부터 23일까지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한다고 14일 외교부가 밝혔다.
조 장관은 22일 태국과 제29차 한·아세안 외교장관회의를 공동 주재하고, 2026년 아세안 의장국인 필리핀을 비롯한 주요국 외교장관들과 회담할 예정이다.
23일에는 제27차 아세안+3 외교장관회의와 제33차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제16차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에 잇달아 참석한다. 같은 날 태국과 제14차 한·메콩 외교장관회의도 공동 주재한다.
조 장관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정부의 '한·아세안 포괄적 전략적 파트너십(CSP) 비전' 이행을 본격화하고, 인공지능(AI)과 문화창조산업 등 분야에서 아세안과의 실질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 중국·일본과 함께 아세안+3 차원에서 에너지와 식량 등 역내 공급망의 회복력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초국가범죄 대응 등 역내 안보 수요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도 밝힐 계획이다.
아울러 정부의 한반도 정책에 대한 아세안 국가들의 지속적인 지지를 당부한다. ARF를 계기로 한 양자 회담 일정도 협의 중이다. 북한이 참가하는 유일한 다자회의체인 ARF에 북한 고위급 인사의 참석 여부가 주목되지만, 현재로선 참석 가능성이 크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발표된 남중국해 중재 판정 10주년 공동성명에 한국이 참여하지 않은 것이 중국의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질문에 "동의할 수 없다"며 "외교 행위에는 여러 형태와 방식이 있고 국익과 관련해 고려해야 할 측면도 다양한 만큼, 이를 신중하고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주필리핀대사관을 통해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 규칙 기반 질서와 유엔해양법협약 등 국제법 원칙에 따른 항행과 상공비행의 자유를 지지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외교 사안에 입장을 밝히는 방식은 공동성명 참여나 별도 메시지 발표 등 다양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방식이 국익에 가장 효과적인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라며 "공동성명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해서 우리 입장이 희석되거나 분명하게 전달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정부는 남중국해 문제에 관한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라고 강조했다.
박 대변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배에 선적한 화물 가액 20%의 통행료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정부는 관련 동향을 주시하며 미국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포함한 해협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우리 입장을 정해 나가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발언의 정확한 배경과 앞으로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에 대한 추가 정보가 필요하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아울러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재개돼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에 대비해서는 "국가별 여건과 공급망 리스크 수준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면서 에너지 공급망 문제나 맞춤형 공급망 협력 방안을 부처 간에 협의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원칙적으로 별도의 통행료 없이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항이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해협 통제 문제가 미국과 이란 모두에 핵심 이해가 걸린 사안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단순한 엄포로 치부하지 않고 구체적인 의도와 향후 전개 양상을 살펴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angela0204@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