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력 감소에 커지는 軍 의료공백 우려…후방 권역통합 방안 연구
의무사, 대전·함평·대구 국군병원 중심 통합운영방안 연구용역 진행
평시 공공의료·전시 의료체계 상호운용…전군확대 적용도 고려
- 김기성 기자
(서울=뉴스1) 김기성 기자 = 인구절벽에 따른 병역자원 감소와 병 의무복무기간 단축 등의 영향으로 우리 군의 의료체계가 공백 없이 정상 작동하기 위한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군에서도 의료공백 대비를 위해 지역 군 병원을 중심으로 여러 통합 운영 방안을 모색 중이다.
13일 군에 따르면 국군의무사령부(의무사)는 최근 '함평·대구·대전 군 병원 중심 지역 의무지원체계 통합운영 방안 연구'를 용역 발주하고 연구 수행 기관을 모집하고 있다. 이들 세 병원은 의무사가 후방지역에서 운영하는 종합병원이다.
의무사는 "병역자원 감소, 의료인력 확보 제한, 국방 운영 효율화 등 구조적 변화를 맞이하고 있고, 2040년을 목표로 진행 중인 국방개혁의 기조는 군 의료 지원체계 전반의 효율적 재설계를 요구하고 있다"며 "기존 개별 부대 단위 의료지원 체계를 지속 유지하는 것에 한계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고 제한된 의료 자원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대안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현 상황을 평가했다.
최근 국방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임관 예정(훈련소 입영 인원기준)인 군의관은 304명으로 지난해 임관자 692명에 비해 약 56% 감소했다. 올해 전역하는 2023년 임관 군의관은 745명인데, 이에 절반도 안 되는 인원만 보충되는 것이다.
의사들의 대체복무제도인 공중보건의사(공보의) 규모도 급감했다. 2023년 1114명이었던 공보의 편입 규모는 지난해 743명으로 집계됐다. 공보의들은 농어촌, 도서지역 등 의료 취약지역에서 공공의료의 한 축을 담당한다.
반면 의대생들의 현역병 입대 수는 가파른 증가세다. 2020년 150명에 불과했던 의대생 현역 입영자는 지난해 2895명으로 약 20배가량 폭증했다.
의료계와 군 관계자들은 군의관, 공중보건의 의무 복무기간이 36개월인 반면 병사 복무기간이 약 1년 6개월에 불과해 복무기간이 크게 차이가 나게 된 것이 이같은 상황에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또 윤석열 정부 때 의대 증원 시도에 따른 군의관·공보의 복무 거부 분위기 확산도 군 의료인력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군은 민간 의료체계와 달리 평시 진료 기능과 함께 전시 환자 처치, 응급처치 및 후송, 의무 지원 전개, 전시 병상 운용 등 고유의 작전지속지원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또 군 병원은 특정 군에 한정하지 않고 육·해·공군과 해병대 장병들이 공동 이용하는 군 공통 자산으로, 관할 지역 내 부대들의 역할과 기능에 맞게 의료 대응 역량을 갖춰야 할 필요성도 있다.
또 이들 병원은 평시에 지역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의료원과 함께 낙후지역 공공의료의 한 축을 맡고 있다. 의무사는 오는 2029년까지 전국의 의무사 예하 국군병원 12곳의 이용 민간인들의 출입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한 작업도 추진하고 있을 정도로 지역에서 군 병원이 부담하는 공공의료 역할은 커지고 있다. 군 병원에서의 의료공백이 수도권 외 지역에 미칠 파장이 더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번 연구 대상 기관인 전남 함평의 국군함평병원은 전라권 장병 의무지원과 함께 지난 2024년 함평군과 업무협약을 맺고 민간인 외래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군대구병원은 경상권 육·해·공군 장병 진료를 맡으면서 해군포항병원에서 진료가 어려운 포항특정경비지역사령부 예하 부대 장병 진료도 맡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는 국가감염병전담병원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2011년 아덴만 여명작전, 2017년 판문점 귀순사건 당시 중증외상환자를 진료한 이국종 교수가 원장으로 있는 국군대전병원은 충청권과 전북권 장병 진료, 민간인 응급환자 및 중증외상 진료 등 업무를 맡고 있다.
의무사는 △국군함평병원-육군 상무대근무지원단 의무대-지역 의료 △국군대구병원-관내 육·해·공군 의무부대 △국군대전병원-자운대근무지원연대 의무대 단위로 묶어 평시 기능·인력·환자 이용 양상과 의료 지원체계 작동 상황을 분석하고 전시 운용 가능성을 종합 검토해 지역권 기반 군 의료 지원체계 효율화 모델을 발굴할 계획이다.
이는 민간의 '지역 의원·보건소(1차 병원)-병원 및 종합병원(2차 병원)-대학병원 등 상급종합병원(3차 병원) 체계'와 같이 지역 국군병원을 중심으로 권역별로 통합해 관할지역 내에서 의료서비스를 완결하겠다는 구상으로 해석된다.
의무사는 우선 전·평시 의료 지원체계 연계 구조를 분석하고, 함평·대전·대구 국군병원과 연계된 지역 의무부대의 현재 임무와 기능 분석부터 연구 과제로 지정했다.
또 이들 국군병원과 상무대·자운대 의무대 등 지역 의무부대의 진료실적, 민간인 수용을 비롯한 환자 이용 추이, 응급환자 발생 및 대응 현황과 인력·시설·장비 운용현황 파악도 요청했다.
의무사는 이같은 기초 조사를 바탕으로 국군병원과 의무대 간 기능 중복 및 연계 가능 분야를 파악하고 의료시설·장비 공동 활용 가능성, 전시 환자처치 및 후송지원 등 전투부대 지원을 권역별로 통합 운용하는 것이 타당한지 현행법과 예산 등 측면에 제한 사항 분석도 주요 과제로 설정했다.
아울러 연구 대상 국군병원 세 곳의 현황을 바탕으로 △완전통합 △부분통합 △기능통합 등 유형을 분류하고 지역 여건과 부대 특성을 반영해 단계적으로 통합운용 추진 계획, 전군 확산 가능 모델 등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goldenseagul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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