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육군, 어떻게 싸울 것인가…"인간 판단 중심 무인체계 활용해야"
김양규 국방대 교수, 제12회 육군력 포럼 주제발표
"데이터로 세상 보는 AI…정보 다양성·통합성 구축해야"
- 김기성 기자
(서울=뉴스1) 김기성 기자 = 올해 초 미국의 이란 공습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체포작전에 인공지능(AI)이 '참모'로서 역할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현대 전장에서 AI 활용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육군도 미래 첨단과학기술강군 도약을 위해 인공지능(AI), 드론 등 무인체계를 도입해 변화하는 전장 환경과 현실로 다가온 병역자원 부족에 대응하는 '아미타이거 플러스'(Army TIGER+)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해 AI 등 무인체계를 폭넓게 도입하되 이를 운용하는 인간의 판단과 감독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학계 제언이 나왔다. 또 AI의 활용도와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광범위한 감시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통합 분석하는 군 AI를 시급히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김양규 국방대학교 안보정책학부 교수는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제12회 육군력 포럼 2세션 '어떻게 싸울 것인가? : 첨단과학기술과 미래육군'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김 교수는 '속도가 승리를 보장하는가 : AI 미래 전장과 한국군의 과제'라는 제목의 발제문을 통해 "AI는 '속도 혁명'의 핵심 역량으로 미래 전장에서 필수적"이라면서도 "AI가 전장 속도를 압축하면 그 군대는 반드시 더 강해지는가? 더 빨리 보고 결심하고 타격하는 군대가 반드시 우월한 군대인가? 꼭 그렇지만은 않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육군이 추진하는 아미타이거 플러스는 병력 감소, 전장 투명화, 드론·로봇 확산이라는 새로운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에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AI 전환 자체가 아니라 어떤 토대 위에서 전환을 추진하느냐가 문제"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우선 다양한 유형의 감시정찰 체계를 구축해 정보 획득의 다양성과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이 이란을 폭격하는 과정에서 초등학교에 미사일이 떨어져 학생들이 대거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이와 관련해선 사실관계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AI 기반 표적 체계와 신속 의사결정이 부실한 데이터로 인한 참사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는 "AI는 데이터를 통해 세계를 보여 주는데, 데이터가 부족하거나 편향될 경우 빈틈을 추론으로 메워 그럴듯한 결과를 보여준다. 그 추론이 틀리면 고속 결심은 고속 오판으로 이어진다"면서 "데이터의 양이 달라지면 AI 판단 정확도도 기하급수적으로 개선된다"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더 많은 무인체계를 쓰되 인간의 판단 중심의 결정 구조를 유지해야 한다"면서 "인간은 의사 결정 과정에서 정보가 불충분할 때 내린 무인체계의 결정을 교차검증하는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 그저 감독관으로서의 역할에 만족하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AI가 빠른 결정을 가능하게 할수록 인간이 그 결정을 검증할 시간이 줄어드는 '속도의 역설'이 있다"면서 "작전의 속도가 초 단위로 흘러갈 때 인간의 역할은 실질적 검증자가 아닌 무력한 '고무도장'으로 축소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더 빠른 타격을 위한 무인체계 활용보다는 확실한 억제와 회복을 위한 AI 발전의 필요성도 주장했다.
그는 "AI가 선제타격 속도 경쟁의 도구로 인지되고, 북한이 이를 자신들의 핵 자산에 대한 한국의 선제타격 역량 강화로 이해할 경우 상호 불신 속에 '먼저 쏴야 유리하다'는 압박 때문에 불안정성이 커질 수 있다"면서 "먼저 때리는 능력뿐만 아니라 먼저 맞아도 살아남고 빠르게 지휘통제를 회복하며 확실히 대응하는 능력에 기여하도록 AI를 사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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