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체제 인사 둥광핑, 소리소문 없이 캐나다행…中 반발 없었나

정부, 처분 결과 '확인 불가' 입장…관계자 "스스로 출국했다"
난민 지위 인정 후 출국한 것으로 추정

지난달 고무보트를 타고 서해를 통해 국내에 입국한 중국의 반체제 인권운동가 둥광핑(68).(소셜미디어 엑스 갈무리).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지난달 고무보트를 타고 서해를 통해 국내에 입국한 중국의 반체제 인권운동가 둥광핑(68) 씨가 최근 가족들이 있는 캐나다에 도착한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정부는 그동안 둥 씨의 난민 인정 여부를 공개하지 않아 그가 어떤 처분을 받고 출국할 수 있었는지 여부가 관심사다.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둥 씨는 지난 26일 에어캐나다 항공편을 이용해 캐나다 토론토에 도착했다. 중국계 캐나다인이자 오랫동안 둥 씨를 도운 인권활동가 성쉐 씨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그의 입국 사실을 확인했다.

허난성 정저우시의 경찰이었던 둥 씨는 천안문 시위 10주년인 1999년 천안문 희생자 추모 서한에 서명했다가 해임된 후 반체제 활동을 해 중국 당국의 표적이 됐다. 지난 10년간 중국 공산당을 비판하며 수 차례 중국에서 탈출을 시도했지만 번번히 체포돼 중국으로 송환됐다.

둥 씨는 지난달엔 중국 산둥성에서 고무보트를 타고 출발해 충남 태안 앞바다로 밀입국한 뒤 해양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당초 고무보트로 일본으로 들어간 뒤 가족들이 있는 캐나다로 갈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는데, 항해 도중 급격한 체력 저하 등을 이유로 한국으로 목적지를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양경찰청은 둥 씨를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이후 둥 씨는 인천의 출입국·외국인지원센터에서 다른 국적의 난민 신청자들과 함께 지내 왔다.

해경은 영장 기각 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둥 씨를 검찰에 송치했지만, 기소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와 외교부는 이날 둥 씨에 대한 처분 결과를 확인해 주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만 한 정부 관계자는 둥 씨가 "스스로 출국한 것"이라고 말해, 그가 강제로 추방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 때문에 난민 지위 신청이 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둥 씨는 캐나다에 망명 신청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관건은 중국의 반응이다. 둥 씨의 캐나다 도착 사실이 보도된 지 이틀째인 이날까지 중국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고 있다.

외교가에서도 이번 사안이 중국과의 외교적 협의를 거쳐 처리됐는지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한국과 중국 간 별다른 외교적 조율이나 공개적인 협의가 있었던 정황은 확인되지 않는다. 외교부는 아예 이번 사안에 있어 내부적으로도 관여를 최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측이 둥 씨의 신병 처리와 관련해 우리 정부에 입장을 전달했는지 여부도 미지수다. 만약 중국 측의 문제 제기가 있었다면 이 사안이 향후 양국 간 외교적 분쟁 소지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중 간 '물밑 소통'이 있었다면 중국이 이 사안을 더 이상 한국 측에 '문제'로 제기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