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전산실 축전지 안전기준 '부재'…국방부, 별도 기준 만든다
자체 점검했지만 전문가 조사 없어
납축전지·리튬전지별 기준 등 검토
- 허고운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국방부가 군 전산실의 축전지 화재안전 기준 마련에 착수한다. 지난해 정부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대규모 화재를 계기로 공공 전산시설의 배터리 안전관리 문제가 부각된 상황에서 군의 특수성을 반영한 별도 기준을 세운다는 취지다.
27일 정부에 따르면 국방부는 최근 '군 전산실 축전지 화재안전에 대한 정책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연구는 계약 체결일로부터 5개월간 진행된다.
국방부는 제안요청서에서 "최근 정부에서 운영·관리하는 데이터센터에서 축전지로 인해 발생한 대규모 화재는 축전지 안전관리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어 "국방정보체계의 중단 없는 서비스 제공은 국가 안보의 핵심적 요소"라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군 전산실의 축전지 안전관리 강화가 요구된다"라고 설명했다.
국방부가 특정 사고명을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용역 발주는 지난해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이후 공공 전산시설의 무정전전원장치(UPS)용 배터리와 축전지 안전관리 문제가 부각된 흐름과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화재는 UPS용 리튬이온배터리 이설 작업 중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 여파로 정부 정보시스템 다수가 장애를 겪었다.
군 전산실은 각종 국방정보체계가 운용되는 핵심 기반시설이다. 서버와 통신장비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려면 정전 상황에서도 전력을 공급하는 UPS와 축전지 등 보조 전원장치가 필수적이다. 이 장치들이 화재의 발화점이나 확산 경로가 될 경우 정보시스템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방부는 현 관리체계의 미흡함을 인정했다. 제안요청서에는 "군 전산실에 대한 자체 화재 안전점검이 실시됐으나, 전문가에 의한 면밀한 실태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적시됐다.
국방부는 "군사시설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군 전산실의 축전지 안전관리에 있어 민간 및 여타 공공부문과는 다른 기준이 필요하다고 보이나, 아직까지 기준이 부재하다"라고 진단했다.
이번 연구는 현재 군 전산실에 적용되는 축전지 화재안전 관련 법령과 기준을 파악하는 데서 출발한다. 군 전산실 축전지 화재안전 기준 관련 해외 사례와 민간·공공부문 전산실 화재안전 관련 법령, 규정, 가이드라인도 함께 검토한다.
국방부는 자체점검과 현장점검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실태조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부대 규모와 전산실에서 운용되는 정보체계의 중요도 등을 고려해 조사 대상 부대를 검토할 예정이다. 현장점검 대상에는 중요 시설을 모두 포함하고, 그 외 시설은 육·해·공군과 국방부 직할부대, 부대 규모 등을 고려해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연구의 핵심은 군 전산실 축전지 화재안전 기준 수립이다. 국방부는 군사시설과 전산실의 위치, 구조, 규모, 운영실태 등 환경을 고려해 현행 민간·공공부문 기준과 달리 적용해야 할 요소를 파악할 예정이다.
특히 축전지 유형별 기준도 마련될 전망이다. 국방부는 납축전지와 리튬전지의 화재 위험성 차이를 감안해 별도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축전지 랙 간 거리, 축전지 랙과 벽 간 거리, UPS실과 축전지실의 분리 여부, 축전지 교체 기준, 사용 연한과 잔여 수명, 점검 체크리스트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시설 여건상 이격거리 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운 경우의 대안 조치와 축전지 관리시스템, CCTV, 화재감지장치, 시설 및 축전지 유형에 적합한 소화기, 급속 배기장치 등도 함께 살필 예정이다. 전산실 환경에 따라 도입 가능한 축전지 유형과 용량 등에 관한 별도 기준이 필요한지도 검토 대상이다.
시설 소관 부서와 정보통신 소관 부서 간 업무분장도 정리될 전망이다. 전산실이 군사시설 안에 위치한 만큼, 화재안전 점검을 시설 전체 차원에서 실시할지, 전산실에 대해 별도로 실시할지 등 추진체계도 검토 대상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군 전산실 안전관리 관련 지침 제정과 단기·중장기 개선 방안 마련 참고자료로 활용된다. 국방부는 이미 설치돼 운영 중인 시설과 새롭게 설치할 시설을 구분해 개선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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