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유사시 원전 공격 가능성…"AI 활용해 낙진 피해 최소화해야"

현대전에서 핵 관련 시설 타격 사례 늘어…유사시 한국도 방심 못해
현 프로그램, 오염 확산·대피 시나리오 자동화 등에 취약

미국과 이스라엘이 타격한 이란 테헤란의 탈레간 핵시설 전경. 2026.03.06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최근 현대전에서 적국에 막대한 타격을 입히기 위해 핵시설을 공격하는 상황이 빈번해지고 있다. 이에 한국도 북한의 공격에 대비해 핵폭발 낙진 등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효율적 대피 동선을 구축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AI)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19일 박태현 한국국방연구원(KIDA) 선임연구원 등이 작성한 'AI 기반 북핵 사후관리 발전 방향: 낙진 피해 최소화를 중심으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발생한 원전 드론 공격, 중동 전쟁에서의 포르도 핵시설 및 이스라엘 핵연구센터 폭격 등 현대전에선 적국의 핵시설을 주요 타격 목표로 삼는 사례가 늘고 있다.

북한은 2021년 8차 노동당 대회 이후 핵무력정책법에 근거해 핵공격의 범위를 미국에서 남한으로 확장하고 있으며, 전략핵 및 전술핵 병용 운용 의지를 밝히는 등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어 유사시 한국의 원전 밀집지들을 공격 대상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보고서는 한반도에서 핵공격 상황이 발생할 경우, 핵폭발로 유출된 방사성 물질이 대기 중의 흙, 파편과 결합한 '낙진'이 피해 규모를 키우는 주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낙진은 그 자체로 고위험 방사성 원소일 뿐 아니라 대기를 타고 이동해 광범위한 피폭을 가능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낙진의 방사선량률은 시간이 7배 경과할 때마다 10분의 1로 감소하는 '7-10' 법칙을 따른다"라며 "이는 핵 재난 발생 시 수십 분~수 시간 내 얼마나 신속한 대응이 이뤄지느냐에 따라 피해 규모가 결정된다는 의미이며, 군의 사후관리 작전 성공과도 연계된다"라고 지적했다.

한국의 경우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한 NBC-RAMS(Nuclear Biological Chemical Reporting

and Modeling System)를 운용해 이런 오염 확산 상황에 대응한다. 하지만 해당 시스템은 피해 예측에 중점을 두고 있어 군 작전 수행에 필요한 제독 작전 시나리오, 최적 대피 경로 산출 등과 관련한 자동화 지원에는 한계가 있다고 박 연구원은 지적했다.

또 박 연구원은 민·군 간 데이터 연동 제약으로 인해 대피 시 교통로 확보 및 지하상가 등 주요 대피 공간 및 취약 지점에 대한 분석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도심 지형 정보를 활용하지 못해 대피 중 피폭 누적 현황, 지하 시설 차폐에 따른 피폭 저감을 구분하지 못하고, 사람이 대피 없이 개활지에서 계속 피폭되는 상황만 가정해 실제보다 피해 규모를 과대 산정할 우려도 있다.

이런 한계점을 해결하기 위해 박 연구원은 군 당국이 AI 기술을 활용한 통합적 접근을 시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최근 국내 연구에서도 트랜스포머 모델을 활용한 화생방 확산 패턴 학습이 94.78%의 정확도를 달성했다"라며 "이는 한국이 AI 기반 핵 사후관리 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기술적 토대를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보고서는 AI 능력 고도화를 위한 향후 추진 과제로 △데이터 통합 수집 및 분석 역량 구축 △ AI 기반 예측 모델링 및 실시간 최적화 역량 개발 △예측값에 기반해 신속히 작전을 짜는 통합지휘통제 기능 자동화 △국제 상호운용성 및 인프라 운영 역량 확보를 제시했다.

이를 추진하기 위한 참고 모델로 보고서는 미국국방위협감소국(DTRA)의 HPAC(Hazard

Prediction and Assessment Capability), 일본은 JRODOS 등을 예시로 들었다. HPAC의 경우 다년간의 기상통계 데이터와 전 지구 지형 정보를 토대로 화학, 방사능 등 오염 물질의 시간대별 확산경로를 분석하는데, 머신러닝 도입 이후 예측 정확도가 85%에서 95%까지 향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초기 30분 내 신속한 자동화 예측으로 대피 명령을 지원하고, 2시간 내 기상 및 방사선 측정 데이터를 분석해 초동 조치 및 중장기 작전 계획을 지원하게 되어 있다.

JRODOS 모델은 5000개 이상의 다양한 기상 및 지형 조건별 사고 시나리오를 사전 구축해 실제 사고 발생 시 현재 상황과 가장 유사한 시나리오를 자동 검색한다. 또 이를 기반으로 대피 구역 범위, 제독 우선 지역, 필요 장비 및 인력 등 구체적 작전 요소를 수 분 내 제시함으로써 지휘관의 신속한 작전 결심을 지원한다.

박 연구원은 "한반도의 복잡한 지형적 특성과 계절별 기상 변화를 고려할 때, 정확한 낙진 예측을 위해서는 기상, 방사선, 지형, 인구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활용하는 다중 출처 데이터를 통합 수집해야 한다"라며 "방사능 누출 초기 징후를 포착하는 AI 기반 변화 탐지 역량과 지상 센서, 드론, 위성을 통합한 다중 플랫폼 모니터링 네트워크도 필수적"이라고 짚었다.

kimye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