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실질 합의 없는 '충돌 관리'…韓, 자강 기반 전략공간 확대 과제"

"관리되는 경쟁구도 고착 시…韓 외교 선택지 축소 우려"
"복합 위기 대응 위한 '정책적 탄력성·선택지' 확보 필요"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이 실질적인 합의 도출 없이 양국 간 '충돌 관리'에만 초점이 맞춰졌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한국도 강대국 경쟁 구도 속에서 자강을 바탕으로 전략적 공간을 넓혀가는 외교가 필요하다는 전문가 제언이 제기됐다.

25일 반길주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조교수는 '미중 정상회담 주요특징 및 안보적 함의' 보고서에서 지난 14일 열린 회담이 관계 파탄을 방지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공동성명이나 실질적인 합의 없이 '충돌 관리' 수준에 머문 회담이었다고 평가했다.

반 교수는 미중 양국은 외형적으로는 긴장 완화 메시지를 공유했지만, 실제로는 서로 다른 전략 목표를 유지한 채 제한적 접점만을 관리하는 데 그쳤다고 봤다.

미국은 무역·공급망 등 경제적 실리를 중시했지만, 중국은 대만 문제와 전략적 위상 강화를 핵심 목표로 삼으면서 같은 의제를 두고도 서로 다른 방향을 추구하는 '비대칭적 협상 구조'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미중 '충돌 관리' 고착화 국면…韓 외교엔 선택지 축소 우려

반 교수는 미중관계가 이번 처럼 '관리형 구도'로 고착화 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양국이 갈등을 통제하는 수준에서만 관계를 유지할 경우, 중견국인 한국이 전략적 선택을 조정할 수 있는 여지는 오히려 축소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경제와 안보 영역이 동시에 얽힌 복합 경쟁 구조 속에서 특정 사안에서는 협력, 다른 사안에서는 경쟁을 요구받는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지적이다.

반 교수는 이러한 변화는 한반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만해협 긴장 고조와 미중 전략경쟁 심화가 맞물릴 경우, 북한이 이를 전략적 기회로 오판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상대적으로 약화하는 흐름 역시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北 비핵화 공조 넘어 자강 외교로…전략공간 확대 필요"

이에 따라 한국은 북한 비핵화 공조 외교와 핵 억제력 강화를 병행하는 기존 접근을 넘어, 자강을 기반으로 전략공간을 능동적으로 확장하는 외교로 전환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반 교수는 한미 핵협의그룹(NCG)의 가시화와 전장화를 통해 확장억제의 실효성을 높이는 한편, 강대국 간 타협에 의존하지 않는 독자적 대응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확장억제는 선언이 아니라 실제 작동 가능한 체계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불안 등 글로벌 안보 변수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역할을 능동적으로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해상교통로 안정과 국제 공조 등에서 실질적 기여를 강화하는 한편, 미중 경쟁·대만 변수·중동 리스크 등 복합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적 탄력성과 선택지를 확보하는 것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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