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이 탄광 유해 DNA 감정 착수…李·다카이치 과거사 합의 첫 진전(종합)

지난해 합의 이후 첫 검사 진행…내일 정상회담서 한일 정상 언급 예상
지난해 8월과 올 2월 발굴된 유해 대상으로…유가족 데이터와 대조

서울 용산구 용산역 앞 강제징용 노동자상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정부가 1942년 붕괴해 조선인 강제 노동자와 일본인 관리자들이 수몰된 '조세이 탄광'에서 발굴된 유해의 신원 확인을 위한 DNA 감정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외교부와 행정안전부는 이날 공동보도자료에서 이같이 밝히며, DNA 감정 대상은 지난해 8월(4구)과 올해 2월(1구) 발굴된 유해라고 설명했다.

한일 양국은 지난 1월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한일 정상회담에서 조세이 탄광에서 발굴된 DNA를 한일이 공동으로 감정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관련 아이디어는 다카이치 총리가 먼저 제안했으며, 한일 간 과거사 문제에 대한 '작은 진전'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번에 양국이 본격적으로 DNA 감정을 실시하기로 한 것은, 한일 간 과거사 사안인 조세이 탄광 관련 합의의 첫 구체적 진전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19일 안동에서 열리는 세 번째 정상회담에서 조세이 탄광 협력에 대한 유의미한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정상 간 합의) 이후 외교당국 간 실무협의를 거쳐 DNA 감정의 구체적인 절차와 방법에 대해 협의해 왔다"라며 "DNA 감정과 신원 확인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일본 측과 지속 협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일본은 야마구치현 과학수사연구소가 DNA 감정을 담당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시료를 채취해서 기관들이 보유한 유족 DNA 정보와 비교를 하면서 신원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와 일본군 강제 위안부 사안 등 한일 간 주요 과거사 현안의 실마리를 아직 찾지 못한 상황에서, 이번 조치가 한일 정상의 정치·외교적 부담을 낮추는 측면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장 다른 과거사 문제의 가시적 진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셔틀외교의 동력을 유지하면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의 기조를 이어가기 위한 현실적 방안으로 조세이 탄광 문제가 다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의 해저 탄광인 조세이 탄광은 1942년 2월 무너졌다. 당시 일제로부터 강제 동원된 조선인 노동자 136명과 일본인 관리자 47명이 사고로 인해 수몰됐다.

사고 당시 탄광을 소유했던 일본 기업은 '추가 사고 예방'을 이유로 들며, 구체적인 사고 수습 없이 갱도 입구를 막아 버렸고, 한일 민간 차원에서 1991년부터 유해 발굴 사업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제기돼 왔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