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하 육군총장 "'공간력' 개선해 전투력 제고…AI경계, 반드시 갈 길"
[뉴스1 초대석] "AI경계, 이미 2개 시범부대에서 실증 진행 중"
"공간력 사업은 '10년 프로젝트'…'사람' 중심으로 공간 개선"
- (대담=서재준 외교안보부장), 김기성 기자, 허고운 기자
(계룡=뉴스1) (대담=서재준 외교안보부장) 김기성 허고운 기자 = 김규하 육군참모총장(대장)이 취임 후 9개월 동안 추진한 육군의 핵심 정책 사업의 키워드는 '사람'과 '기술'이라고 말할 수 있다.
김 총장은 지난해 9월 취임 직후 전투력 개선 핵심과제로 장병(용사)들의 생활·근무 환경 개선사업인 '공간력'(空間力)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육군의 모든 공간의 이용자인 장병들로부터 더 나은 공간 개선을 위한 의견을 취합해 궁극적으로 전투력 향상까지 도모하겠다는 구상이다.
공간력 사업의 목적은 쉽게 말해 관리의 효율성을 중심으로만 꾸려진 군의 생할 및 전투훈련 공간에 '사람'을 위한 개념을 더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장병들의 더 나은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안전'을 더 강화하기 위한, 군을 보호하기 위한 공간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아울러 육군은 지난 2018년 시작한 군 전투체계 개선 사업인 '아미타이거'(Army TIGER)에, 지난 8년간 축적한 기술 발전 결과를 추가해 오는 2040년까지 드론 및 대드론, 로봇, 인공지능(AI), 사이버·전자기 능력을 육군 전체의 핵심 전력으로 만드는 '아미타이거 플러스'(Army TIGER +) 사업도 추진 중이다.
또한 육군은 AI과학화무인체계를 도입해 GOP(일반전초) 경계 병력을 현재 2만 2000명 수준에서 6000명 수준으로 감축하기 위한 실증 사업도 진행 중이다.
김 총장은 "과학화경계체계는 인구절벽에 대비하기 위해 군 구조를 개편하는 사업의 일환으로, 안 갈 수 없는,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라며 "임기 동안 설계하고 추진한 정책들이 5~10년 뒤 잘 정착해 결실을 맺고, 이를 체감한 구성원들이 '육군에 복무한 것에 자긍심과 보람을 느꼈다'고 말할 수 있게 된다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지난 4일 충남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뉴스1과 만나 육군이 군 문화와 전투력 개선을 위해 추진 중인 사업에 대해 설명했다.
육군은 전국 800여 개 주둔지에 대한 생활·근무·훈련 환경 개선 사업인 '공간력'(空間力) 사업을 전투력 혁신 핵심과제로 선정하고, 지난해 7개 시범부대 지정·운영을 시작으로 오는 2036년까지 육군 전체에 적용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구체적으로 393개 노후병영생활관을 철거·신축하고 2006년 이후 지은 356개 병영생활관을 재정비하는 한편, 장병들의 휴식 공간과 전투준비 공간을 물리적으로 분리해 신체적, 정신적 회복과 전투 집중력의 내실을 높이는 구상이다.
육군은 올해 약 200억 원을 투입하는 한편 정책 일관성을 높이고 안정적으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공간력 사업을 중기계획으로 끌어올리고 대대 단위 부대를 여단급으로 통합·재배치하는 계획도 함께 준비 중이다.
김 총장은 "사단장 시절 '공간의 힘'이란 말로 공간력 개념의 도입을 처음 시도했고, 수도방위사령관 재임 때 이를 확대하면서 군의 하드웨어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김 총장이 공간 개선의 필요성을 느낀 것은 군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사고를 목격하면서다. 그는 "군은 인명사고가 발생하면 전통적으로 병력 관리 측면에서 진단하고 해소하는 '소프트웨어' 방식의 해결책 적용에 집중해 왔다"라며 "포병단장(1포병여단 3포병단장) 시절엔 나 역시 그런 방법이 최선이라 생각했고, 나름 최선을 다한다고 했지만 사고를 막지 못하면서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고 느꼈다"라고 설명했다.
김 총장은 "사고가 잦아서 정학을 받는 학생이 많았던 영국의 한 고등학교에서 '소프트웨어'가 아닌 하드웨어인 공간을 개선하면서 정학이 줄어들고 학습능력이 개선된 사례를 참고로 삼았다"면서 "이처럼 문제점을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하드웨어에서도 찾아 사건·사고를 줄여 전투력을 높이자는 게 공간력 사업의 목표"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10년 프로젝트'인 공간력 사업은 육군이 처한 근원적 문제를 해결하는 사업"이라며 "공간력의 핵심은 육군 구성원들이 사용하는 모든 공간에 대해 전투플랫폼의 핵심인 '사람'의 수요를 반영한다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김 총장은 공간력 사업을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가시적인 방식으로 보여 줄 수 있는 방안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아미타이거 플러스'는 병역 감소를 대비해 2040년 전 부대 적용을 목표로 육군에서 구상 중인 지능형 스마트 부대 도입 사업으로, 기존 '아미타이거' 모델보다 인공지능(AI)과 로봇 활용, 사이버·전자전, 드론 및 대드론 분야를 특화하는 것이 목표다.
'아미타이거 플러스'는 인구 절벽에 따른 병력 급감이 현실화하고 사이버, 우주 공간 등 다영역에서 첨단 전력을 활용한 작전 수행이 중요해지면서 우리 군도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출발한다. 육군은 오는 2027년까지 시범부대 2곳을 지정해 이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김 총장은 "'아미타이거 플러스'는, 2040년까지 유무인복합체계 전력 중심으로 우리 군 구조와 부대 구조를 바꾸는 '아미타이거' 사업에 네트워크화, 기동화, 지능화를 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서 "2018년 아미타이거 사업을 시작할 당시 예측한 수준보다 훨씬 큰 폭으로 진화한 기술을 군의 전투체계 발전 계획에 추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육군은 이 사업에 따라 향후 중대급부터 여단·사단·군단·작전사령부급까지 전 제대에 드론 운용 시스템을 반영하고, 작전 목적에 맞는 다양한 기능형 드론을 단계적으로 전력화할 계획이다. 현재는 경계·교육용 드론이 중심이지만, 향후에는 자폭·정찰·타격 기능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수행하는 방식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아미타이거 플러스'가 현실화하면 이를 가장 크게 체감할 수 있는 분야는 경계 작전 영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의 감시감지 동체시스템은 감시장비에 움직임이 포착되면 이를 사람이 분석 평가하고 사람이 직접 적의 침투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을 정밀하게 운영하기 위해서는 인력 소요가 크기 때문에 병력감소 시대에는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오는 2040년까지 GOP 병력을 현행 2만 2000명 수준에서 6000명까지 줄이고 대신 AI를 활용한 과학화경계체계를 도입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김 총장 역시 "환경예측을 하면 병력자원 수급이 계속 악화할 것이란 절박함이 있다. 이를 미리 대비하기 위해 군 구조를 개편하면서 추진하는 여러 사업 중 하나가 과학화경계체계"라며 "이는 안 갈 수 없고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라고 짚었다.
GOP 병력을 75%가량 감축함에 따라 '경계태세 구멍'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 김 총장은 "현재 2개 사단에서 육군인공지능센터의 AI경계모델과 상용 모델을 각각 실증하고 있다"면서 "AI체계는 센서가 객체 인식으로 적과 아군을 구분하고, 장비가 무엇인지도 직접 추론해 이를 '판단'하기 위한 인력 소요를 줄일 수 있다. AI 학습을 시켜보니 인식 정확도가 90% 이상 나오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김규하 육군참모총장
1968년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났다. 강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육군사관학교 47기로 입교해 1991년 육군 소위로 임관했다. 1포병여단 3포병단장, 1군단 화력참모, 합동참모본부(합참) 화력과장을 지내는 등 현장형 지휘관으로서의 역량을 쌓았다.
2017년 12월 준장으로 진급한 이후엔 합참 비서실장과 전략기획차장, 52사단장, 수도방위사령관, 지상작전사령부 부사령관, 미사일전략사령관을 거치는 등 작전·전략통으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지난해 9월 대장으로 진급하면서 12·3 비상계엄 사태로 사실상 공석이었던 육군참모총장에 임명됐다. 강력한 카리스마를 앞세우기보다는 현장 소통을 중시하는 덕장형 지휘관으로 평가받고 있다.
goldenseagull@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