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기 개발, 러시아가 돕는다…북러, 5년짜리 새 군사 협정 체결 추진
상호 '군사 공급망' 구축에 주목…무기·인력↔첨단 기술 교환
전문가들 "전쟁 장기화 전제 결속…연합훈련 가능성도 주목해야"
-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북한과 러시아가 5년짜리 군사 협력 계획 마련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양국 관계가 사실상 '군사 동맹'으로 굳어졌다는 평가가 27일 나온다.
러시아 국방부와 타스 통신 등은 전날인 26일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국방부 장관이 평양에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를 만나 군사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벨로우소프 장관은 "군사 협력을 지속 가능한 장기 기반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며 "2027년부터 2031년까지 적용할 협력 계획을 올해 중 체결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말했다.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 2024년 6월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하며 '준 군사 동맹' 관계가 됐다. 당시 조약에 북한과 러시아 중 한쪽이 적의 침략을 받으면 다른 쪽이 '자동 개입'하도록 합의하면서다. 이후 같은 해 10월쯤부터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을 파견하며 실제 조약에서의 합의가 이행이 됐다.
2년 전 조약에 이어 이번 5개년 군사 협력 계획이 정식으로 수립되면, 양측이 확고한 '군사 동맹'이 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정을 계기로 북러 군사 협력이 단기적 거래 수준을 넘어 항구적인 공급망을 마련하는 형태로 전환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북한이 포탄과 미사일, 병력 등 재래식 자원을 지속해서 러시아에 제공하고, 러시아는 핵추진잠수함(핵잠), 정찰위성,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재진입 기술 등 첨단 군사기술을 북한에 이전하는 구조가 장기적으로 고착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양국 협력은 전쟁 수행을 전제로 한 상시적 협력 체계로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같은 협력은 양측이 각자의 장점을 살려 '전쟁 수행' 기능을 분업하는 구조로도 이어질 수 있다. 북한은 대량 생산 능력을 기반으로 군수와 병력 충원을 분담하고, 러시아는 기술과 실전 경험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역할이 나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입장에선 북한이 얻은 '전쟁 경험'이 북한의 무기체계에 반영되고, 이 무기가 다시 실전에서 사용되며 성능을 검증하는 방식이 반복되며 북한으로부터의 실체적 위협의 강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5년 단위 계획을 설정했다는 것은 양국이 주고받을 구체적인 협력 내용이 수립됐다는 의미"라며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군사 기술과 더 고차원적인 교육을 받고, 러시아는 북한으로부터 무기와 인력을 확충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정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특히 러시아와 달리 북한은 관련 언급을 전혀 내놓지 않고 있어 아직 북러 간 '완전한 합의'가 이뤄지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양측의 군사 협력이 한미동맹과 비슷하게 동해나 북러 접경지 일대에서의 연합훈련 등을 통한 지휘통제체계의 일부 공유까지 이어질 경우 양국 군대의 상호 운용성이 크게 높아지면서 사실상 '국방 일체화'의 초기 단계로 진입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과 러시아 모두 서로의 필요성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에 협력이 확대된 것"이라며 양측의 협력이 계속 확대될 것으로 봤다.
이같은 북한과 러시아의 행보는 현재 정세가 북미 대화 등 '변곡점'을 만드는 것보다 서로에 대한 밀착을 더 강화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와 이재명 정부의 임기 중에는 대화에 나서지 않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는 것이다.
박원곤 교수는 "이번 협정은 현재의 국제 정세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판단을 전제로 한 조치"라며 "단기 협력이 아니라 군사 동맹 관계가 구조적으로 고착하는 흐름으로 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실제 김정은 총비서도 벨로우소프 장관을 접견한 자리에서 "쌍방 사이의 전략적 동맹 관계에 부합하게 첨단 국방 과학기술 교류를 심화해 우리 군대의 위력을 세계 최강으로 강화하는 지름길을 열어야 한다"라고 강조하는 등 러시아와의 군사 동맹을 '장기적 관점'에서 끌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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